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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3선 김세연의 불출마 선언, 대구경북엔 왜 이런 의원 없나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현역 정치인 전원의 용퇴와 한국당 해체 후 재창당을 제안했다. 총선을 6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사즉생'(死卽生)의 호소라는 점에서 비장함이 절절히 와 닿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한국당의 무사안일의 '웰빙 체질'과 인적 구성으로는 내년 총선은 물 건너갔다는 것이 당내외의 일치된 평가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시쳇말로 '잘나가는' 정치인이다. 당내 최연소 3선 의원으로, 황교안 대표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으며 현재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4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대로 곧장 가면 중진이 되고 47세라는 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상황에 따라 정치적으로 더 큰 꿈도 키울 수 있다. 이런 그가 '꽃길'을 미련 없이 포기한 용단에 한국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행동'으로 호응해야 한다. 그 행동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로 손가락질받는다"고 했다. 전적으로 옳은 자아비판이다. 지금 한국당에는 도무지 위기의식이나 절실함이 없다. 소속 의원들 사이에는 '나만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천박한 이기주의만 만연해 있다. 그러니 변화는 꿈도 못 꾼다.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도 한국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좀비'의 모습은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특히 심하다. 이른바 중진 가운데 정치적 존재감이 있는 의원이 과연 있는가? 안전한 텃밭에서 의미 없이 선수만 쌓아온, 없는 것이 나은 '정치꾼'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에게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자리 보전 욕구 하나뿐이다. 얼마 전 한국당 내에서 나온 '3선 이상 물갈이'론에 대해 "코미디"라고 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줬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대구경북에서는 왜 김 의원과 같은 결단을 하는 의원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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