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시 겨울스포츠 진흥대책은?

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대구시 농구협회장

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대구시 농구협회장
김동규 영남대 명예교수·대구시 농구협회장

2011년 야반도주하다시피 대구를 떠난 프로농구 오리온스가 한때 야속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비즈니스가 목적인 프로스포츠를 향해 스포츠 정신을 논하고 의리를 요구하는 건 그들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이다.

시(市) 차원의 지원이 미미하고, 연습 상대도 없으며, 관중 동원 또한 중앙에 비해 쉽지 않으니 좋은 조건을 내건 스카우트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한 결과 대구시는 광역시라는 자존감에 앞서 야구와 축구 시즌이 마무리된 겨울철만 되면 스포츠 볼거리가 전무한 상태가 되고 만다. 실내에서 농구로 체력을 다지고 이를 관람하면서 여가를 즐기던 청소년들도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으로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흔히 스포츠가 성립되는 조건으로 선수, 관중, 그리고 시설을 꼽곤 한다. 프로스포츠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최근 프로농구단을 다시 유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수놓아 보았다. 우선 선수는 팀에 소속되어 있으니 팀 스카우트만 성사되면 별문제가 없을 것 같고, 관중도 과거의 예를 보아 타 시도에 비해 충성도가 뒤지지 않으니, 문제는 시설, 즉 체육관이었다.

대구시는 현재 대규모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둘밖에 없다. 하나는 여태껏 사용해 오던 좌석이 3천867석(수용인원 5천 명)인 대구체육관이 있다. 시대적 추세로 보아 규모가 작기도 하지만 그나마 그것도 노후로 인해 곧 철거 예정인 시설이다.

서부지역에 새로운 체육관의 건립이 예정되어 있다고는 하나 2025년쯤에나 완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한 체육관으로 884석(2천 명) 규모의 소규모 대구시민체육관이 있다. 거대 광역시의 체육관 시설 규모가 기껏 4천751석(7천 명)이라니 부끄럽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반면에 타 대도시의 경우(2017년 기준)를 보면, 34개 체육관이 있는 서울특별시는 차치하고라도, 부산시만 해도 4개 체육관에 좌석수 2만7천483석(3만1천500명)이며, 인천시는 4개 체육관에 1만4천986석(1만4천986명), 광주시는 3개 체육관에 1만8천297석(2만1천797명), 울산시는 6개 체육관에 1만1천6석(1만1천435명)을 보유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각 시군 소속의 대규모 체육관을 26개나 소유하고 있으며, 인근의 경산체육관도 규모가 5천36석(5천36명)이다.

대구시는 내년 완공 예정으로 현재 건설 중인 다목적 체육센터가 건립되더라도 광역시 규모로는 협소하기 이를 데 없는 수준이다. 대규모 체육관이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프로농구팀을 다시 유치하겠다는 의욕은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는 재차 이와 관련하여 다각도의 중지를 모아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를 체육인들만의 소망으로 보는 편협성은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250만 명 규모의 대도시가 이러한 수준의 체육관을 소지하고 있는 곳은 없지 않은가? 대구시민의 복지를 생각한다면 서서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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