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대 건축물의 보고인 중구 북성로가 신음하고 있다. 대구 도심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과 같은 난개발을 멈추지 않으면 그러잖아도 삭막한 대구는 소중한 역사적 자취들을 지워버리면서 천편일률적인 단지형 아파트 천국으로 변해버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심 주변 도원동과 고성동 철도변 지역까지 재개발·재건축 바람을 타면서 시대적 유산과 역사적 흔적들이 무더기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대구역 건너편의 북성로는 대구 근대의 유산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지만, 개발의 욕망을 담은 주상복합건물 아래로 옛 정취를 묻어버릴 것이다. 최근의 재개발 여파로 사라져간 1960년대 이전 건물만 모두 55채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보전 가치가 높은 옛 건물들이 재개발의 도미노 바람에 쓰러지는 가운데 대구읍성 돌로 추정되는 석재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시간의 흔적들을 보듬고 살던 원주민들은 오랜 생활의 터전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부동산 수익에 경도되어 분별 없이 벌어지는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으로 정신적·역사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구시와 중구청은 도심재생사업을 내세우면서도 재개발을 허가하는 이중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도심재생으로 시간의 여행지임을 강조하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개발 승인을 해 줄 수밖에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행정 행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시행사가 대지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하고 승인 신청을 해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재개발 논리에 무책임한 도시행정이 화답하고 있는 꼴이다. 여기에 대구의 정신적인 가치나 도시행정의 공공성을 거론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스며들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 그러잖아도 대구의 도심 공원 확보율이 전국 꼴찌 수준이다. 아파트 단지만 줄지어 선 기형적인 도시 공간은 각종 후유증과 부작용을 파생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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