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당뮤지엄 홍경택 기획초대전

홍경택 작
홍경택 작

보는 이를 압도하는 대형화면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빼곡히 채운 필기구들이 인상적이다. 그것도 조감도처럼 위에서 바라본 시점에서 그렸다. 뾰족한 심을 내민 연필에서부터 볼펜에 이르기까지 금방이라도 위로 솟구칠 듯이 힘이 있고 역동적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는 한 땀의 여백도 없는, 피땀서린 그림이 좋다"는 작가 홍경택. 그는 극사실주의를 좋아하는 팝아트 작가이다.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은 홍경택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해 그동안 작가가 해온 작품 히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표작 '연필 시리즈' '책장 시리즈'와 펑크음악과 유명 인사들이 결합된 '휑케스트라'(Funk와 Orchestra 합성어)부터 최근작 '손 시리즈'까지 다양한 작품 59점과 작가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모은 초대전 'Great Obsession'전을 열고 있다.

'Obsession'은 말 그대로 '집착'인데 작가는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 홍경택은 일상생활에서 평범한 사물이 보여주는 가벼움에 생명력을 줘, 우리 삶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삶의 속성을 일깨워주려고 한다. 이는 곧 이러한 작가적 관심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볼펜, 연필, 책 등이 강렬한 색채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대표작 '연필 시리즈'를 보면 수십 개 형태의 원색 연필을 화면에 가득 채워 마치 로켓이 발사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현대인의 집착하는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세포분열을 하듯이 과장성이 내재된 그림을 통해 작가는 현실에서 파생되는 강박의 극단적 표현이며 현대사회의 편집증적 성향이 반영돼 있다.

이 전시는 제1~4전시실까지는 작가의 회화작품을, 제5전시실에는 작가가 수집한 레코드 등 수집품으로 꾸며져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편안하고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전시는 12월 15일(일)까지. 문의 053)320-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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