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추관절 클리닉] 조삼모사(朝三暮四)

옛날 중국 송나라에 저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원숭이를 여러마리 길렀는데 집안의 형편이 어려워 원숭이들에게 줄 먹이가 떨어지게 됐다. 먹이를 줄이면 원숭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것을 걱정하여 잔꾀를 내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도토리를 주되 한꺼번에 다 주지 않고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 라고 하니 원숭이들이 다같이 화를 내며 저항을 하였다. 이에 저공은 바로 "그럼, 내가 백번 양보를 하여 아침에는 도토리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랬더니 원숭이들이 엎드려 절하고 기뻐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에 대한 현재 해석은 잔꾀를 써서 순진한 사람들을 속인다는 의미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고서를 살펴보면 그 뜻이 현재와는 약간 다른듯한 부분도 있다. 소위 말하는 성인이라는 자가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일반 군중들을 속이고 통제하는 방법이라 소개하는 듯하다.

어쨌든 요즘에 쓰이는 조삼모사라는 말은 결국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만 이를 잔꾀를 써서 일반적 상황을 현혹시켜 눈을 멀게하여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자신의 원하는 이익을 얻는 행동이나 언행을 일컫고 있다.

이런 '조삼모사'식 언행이 우리 일상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필자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하여 진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결국은 짐이 되어 돌아오는 상황이 요즘들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환자에게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 우수한 결과를 끌어내는게 나의 사명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가 않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어느 학회에서도 쓰이지 않는 기괴한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러 오는 환자를 심심치않게 만난다. 또 여러 치료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질환에서도 무조건적인 단방향의 결정을 듣고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깨 관절의 회전근개 파열이 그런 경우중 하나다. 회전근은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및 소원근의 4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지며 팔의 회전운동을 도와주고 상완골이라는 위 팔뼈를 관절와(견갑골의 일부)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해준다. 이 회전근개는 여러 원인들에 의해 파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퇴행성 변화, 혈액 순환 저하 및 뼈와 힘줄의 충돌이 그 대표적인 원인들중 하나이다.

이들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는 설이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라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열은 그 정도가 진행을 한다고 여겨지고 있는데 전층파열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실시한다. 활동이 많고 젊은 연령에 속한 환자나 외상에 의한 파열, 근력저하 및 심각한 기능 이상이 있을때도 수술의 좋은 적응증이 된다.

대부분의 수술적 치료는 관절경을 보면서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힘줄의 파열이 오래되고 광범위하여 위축되고 단축이 심한 경우는 봉합이 불가하고 봉합하더라도 재파열의 위험이 높아 노인층의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분파열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나 재활치료등의 보존적 치료를 우선시 하고, 이에 반응이 없고 일상생활 수행이 많이 힘들어질 정도만 수술을 고려해본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대략적인 치료방향이 이러한데 사용되지도 않는 무서운 단어를 써가며 치료의 방향을 호도하고 이에 환자는 갈팡질팡하는 상황을 접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회가 어지러워서 그런지 말장난들을 하는 경우가 좀 더 많아지고 있고, 분야를 막론하고 말장난으로 득세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겉은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그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누군가의 많은 희생이 따라야 함은 반드시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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