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구 수성갑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경북 출신 중량급 정치인의 '안방' 출마 대신 '험지'(險地) 도전을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와 경쟁력을 갖춘 정치 신인의 앞길을 터주려는 고심의 결단인 만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이 안전한 텃밭에만 매달리는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라 더욱 그렇다.
대구경북의 정치인 덕목으로 흔히 선당후사(先黨後私)나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이 쓰이곤 한다. 정당이나 공공의 이익을 먼저 내세우고 개인적 이해는 뒤로 돌리는 오랜 대구경북 영남인의 가치관으로 세월을 뛰어넘어 예나 지금이나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나라가 어렵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대구경북의 숱한 지도자급 인물과 그를 따른 민초가 위기 극복에 나서 기꺼이 희생하고 목숨조차 내놓았음은 숱한 지난 역사적 사실이 증명한다.
지금처럼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대결과 갈등의 악순환과 혼란이 거듭되고 변혁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 고조되는 즈음, 대구경북 최대 정치 세력인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행태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특정 지역의 특정 세력 집권 흐름을 빌미로 대구경북의 일당 독점을 당연시한 탓인지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과 달리 안방 총선 출마에만 매몰돼 18명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 조사 결과, 불출마 의원은 전무하니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다선(多選)이나 중량(重量)의 정치인과 초선 의원까지 대구경북 현역 의원 모습에서 의연함이나 이타적 희생 정신은 없고 보신에 충실한 탐욕이 부각될 뿐이라면 지나칠까. 힘은 물리적 다수라는 숫자로만 담보되지는 않는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에서 특정당이 지배할지언정, 그런 결과가 곧 대구경북의 힘이자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이대로면 총선 결과와 미래는 뻔하다.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은 자기 희생으로 당과 지역의 변신을 위해 자신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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