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주영 축구장' 뭐가 문제? 대구 동구청-육상계 '갈등'

동구청 "9년 간 육상 목적 사용 신청 없어"
육상계 "누가 조깅 하려고 경기장째 빌리나"

대구 동구 율하체육공원 박주영 축구장의 모습. 대구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 율하체육공원 박주영 축구장의 모습. 대구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 율하체육공원 '박주영 축구장'을 둘러싸고 지역 육상계와 축구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동구청이 축구계 건의에 따라 육상트랙을 없애고 축구장을 늘리기로 하자 육상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 동구청은 "율하체육공원 박주영 축구장에 대한 개·보수 사업을 진행하면서 육상트랙을 철거하고 기존 1면이던 축구장을 2면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대구시에 건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난 2010년 개장 이후 사용 신청이 단 한번도 없었던 육상트랙과 달리, 축구장은 늘 만원이었다. 동호인들의 건의에 따라 '신청 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구장 확대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육상 동호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관 신청 없이는 박주영 축구장 출입 자체가 불가능한 현재 시스템 속에서, 조깅이나 걷기를 위해 대관신청을 하는 이가 누가 있겠냐는 반론이다. 더구나 최근 시민운동장이 축구전용 DGB대구은행파크로 바뀐 마당에 또 하나의 종합운동장이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정대 대구육상연맹 총무이사는 "단체 운동이 아니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공공 운동장의 가치에 맞다. 현재 운동장 운영이 폐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게 문제"라면서 "비인기 종목에 돈도 없다고 기초 체육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육상연맹은 21일 동구청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집회를 예고했다가 대구시체육회 측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며 연기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최근 조명탑 고공농성 등으로 운동장 진입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굳이 육상 트랙이 아니더라도 금호강변을 중심으로 조깅이나 러닝을 할 수 있는 코스는 많고, 축구장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금호강변 율하체육공원에 있는 박주영 축구장은 2만3274㎡ 규모 인조잔디구장으로, 지난 2010년 대구 동구 출신 축구선수 박주영의 활약을 기념하고자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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