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다윈의 '진화론' 등 익숙하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어려운 과학이론이 쉽게 풀이돼 책으로 나왔다. 책도 책이지만 작가의 이력이 더 화제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4학년 조승연(22) 씨는 과학고전 18권을 꼼꼼히 읽고 분석해 '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을 발간했다. 공대생이 쓴 책이지만 인문지식이 더해지면서 '전문적이고 쉽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크다.
포스텍 교수들이 인정할 정도의 조 씨는 깊은 과학지식과 이를 풀어내는 글솜씨는 이미 어린시절부터 서서히 영글어가고 있었다. 기존 기술을 창의적으로 조합하고 저렴한 재료를 섞어 개발도상국에서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이른바 '적정기술'을 탐구하며 쓴 책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조씨의 작품이다.
그는 "꿈꾸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다상량(多商量)을 글쓰기의 기본으로 삼아 전문적 과학이론을 더해 만든 작품이 그의 책이라는 얘기로 들렸다.
조 씨는 과학고전은 사람들이 읽기 싫다는 것을 전제로, 헷갈리기 쉬운 과학용어와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책의 시대적 배경과 다양한 정보를 풀어썼다. 과학이론 뒤에 숨겨진 과학자들의 인간미 넘치는 뒷얘기도 담았다. 때문에 지식을 살찌우는 즐거움과 지루해지기 쉬운 흐름에 스토리를 더해가는 이야기 전개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책의 평가다.
책은 '관찰자의 시선을 배우고 싶다면', '과학자, 삶으로 읽다', '진화에 대해 당신이 몰랐던 것들', '생태계 속으로 들어간 과학자', '물리학, 시대를 풍미하다', ' 과학, 소설에 영감을 주다' 등 6장으로 구분돼 있다.
글은 과학자가 가진 직관, 일, 생각 등 모든 일상의 것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를테면 호프자런이 과학자의 자격으로 강조하는 것이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라고 쓴 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세상은 궁금한 것 투성이고, 수많은 질문 속에 기꺼이 길을 잃을 준비를 하고 그 과정에서 성취하라는 것을 알려주는 식이다.
또 각 장 뒤에는 '공대생 다이어리'라는 코너를 넣어 작가의 시선에서 방탄소년단의 가사 속에 담긴 과학 코드를 분석하는가 하면, 공대생의 일상 등 '현실 공대생'의 실감 나는 대학 생활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조 씨는 "책을 통해 과학과 세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자신에게 울림을 주었던 과학 고전들이 '무겁고 딱딱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과학자로서 자신의 재능을 세상을 위해 쓸 수 있는 '다음'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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