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아, 이장입니다. 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일반적인 동·이장 마을방송의 시작 멘트다.
각 마을의 방송시스템 여건에 따라 잘 들리지 않을 때가 있고 방송하는 이의 발음이나 목소리 등에 따라 메시지가 불분명할 때도 많다. 그래서 보통 시골에 마을방송이 시작되면 집안 어르신들은 "조용해라"는 말과 함께 온가족이 방송에 귀를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마을방송은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욱 긴요하다. TV·라디오 방송보다 더 밀착형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건조한 날씨로 인한 불조심부터 한파 대비 수도 계량기 관리, 마을 경로잔치 등 마을의 대소사를 주민에게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마을방송도 점차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청송군이 경북 군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25일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마을방송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날 전화방송과 앱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은 마을 동·이장이 본인의 휴대전화로 공지사항을 녹음해 사전 등록된 주민들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 제약없이 휴대전화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으며 미수신자의 경우 다시듣기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나가 있을 때도 휴대전화만 소지한다면 쉽게 마을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
청송군의 경우 '054-874-2291' 발신번호로 주민에게 3번까지 공지가 전달되며 미수신자가 발생할 경우 마을 동·이장에게 문자로 명단이 전송돼 정보의 누락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김정숙(58) 청송군 파천면 병부리 이장은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맞춰 방송을 해야 하는데 이제 공지사항이 생길 때마다 언제·어디에서나 할 수 있어서 무척 편해졌다"고 말했다.
주민 고종호(36·청송군 진보면) 씨는 "집과 직장이 다른 동네라 그동안 마을방송을 거의 듣지 못했다"며 "스마트 마을 방송 시스템으로 이제 마을 공지도 듣고 마을 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청송군은 기존 마을방송 장비의 노후화와 잦은 고장 등을 해결하고 장비 교체 시 만만찮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해 이번에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주민들에게 행정 정보를 빠짐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재난안내방송으로까지 이 시스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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