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인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에 북한의 도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미국에게 '뭔가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정부로 하여금 미국에 대해 북한에 유리한 메시지를 전해주도록 압박을 가하는 의도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보여준 '대북 유화정책'의 결말이 바로 이것이냐"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것은 물론,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로, 김 위원장이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https://www.imaeil.com/photos/2019/11/25/2019112522173838357_l.jpg)
북한이 이번에 도발한 창린도는 지리적으로 매우 예민한 곳이다. 북위 38도선 이남에 있는 창린도는 광복 직후 대한민국 영토였으나 6·25 전쟁 과정에서 남북 간 점령과 탈환전이 반복되다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에 인계됐다.
북한이 창린도에서 서해상으로 해안포를 사격했다면 군사합의에 따른 서해 완충구역 해안포 사격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우리 코앞에서 도발한 것이 된다.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해안포 사격 지시를 확인한 뒤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은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러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 관련 행보는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북한이 지난 18일(북한 매체 보도 기준) 낙하산 침투훈련을 시찰하고, 16일에는 2년 만에 전투비행술대회를 참관했다. 연말 시한을 한달여 앞두고도 북미 대화 재개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압박의 고삐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접경지 방문은 미국과 우리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에도 김 위원장의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 지도' 소식을 전한 바 있으나, 이번처럼 구체적인 위치나 부대를 특정해 거론하지는 않았다. 북미 간 진행되는 비핵화 대화나 북측의 '체제안전 보장' 요구로부터 남측도 자유롭지 않다는 일종의 메시지로 읽힌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선군(先軍) 정치'와는 거리를 뒀던 김 위원장은 최근 군부와 가까워지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서부전선 시찰에서 "서남전선 외진 바닷가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제5492군부대관하 여성중대"도 시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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