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아파트 개 짖음 문제, 해결책은?

개짖음으로 인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가 짖는 원인을 이해하여야 한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개짖음으로 인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가 짖는 원인을 이해하여야 한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아파트를 비롯해 공공주택에서 개 짖음으로 인한 소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메리(3·치와와)가 병원을 찾았다. 낯선 병원에서도 금새 친화력을 보이던 메리의 보호자는 성대 수술을 상담하러 왔다고 했다. 늘상 함께였던 언니가 유학가는 바람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메리가 최근 들어 아이들 소리, 오토바이 소리에 지나치게 짖어 이웃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심지어 야간에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데 창밖을 보며 하울링한다며 보호자는 개가 귀신을 보냐고 묻기도 했다.

개가 짖는 것은 당연하다. 주변의 상황들을 보고, 듣고, 냄새로 인지하며 소리로 반응한다. 특히 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청 영역이 사람보다 훨씬 넓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 영역도 개는 들을 수 있다.

개가 실내에서 외부를 향해 짖는 것은 주변의 개들과 소통하거나, 자기 영역을 표현하고, 때로는 두려움과 불쾌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짖음이 너무 심해 이웃에 피해를 끼치는 경우다.

비글,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발발이가 짖는 경향이 강하며 톤이 높다. 건강하고 호기심 많으며 활동적인 개체들이 잘 짖고, 암컷보다는 수컷이 짖는 경향이 강하다.

개가 짖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이유에 따라 합당한 짖기 교정 훈련이 필요하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개가 짖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이유에 따라 합당한 짖기 교정 훈련이 필요하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개가 짖는 것을 자제시키려면 짖는 원인을 알고 그에 합당한 교정법을 적용하여야 한다.

개가 짖을 때 가족들 중 일부라도 대응하게 되면 개는 주인이 자기의 짖음 때문에 반응하였다고 판단하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더 집요하게 짖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개가 관심을 끌려거나 간식을 요구하려고 집요하게 짖는다면 가족들은 짖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달래지 말고 오히려 돌아서서 짖지 않을 때 까지 무시할 필요가 있다. 개가 짖음을 멈추었을 때 칭찬해주고 반드시 개가 멈추었거나 앉아있는 상태에서 간식을 보상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짖음을 멈추고 기다리는 시간을 늘려나간다. 5초, 7초, 10초 기다림을 지켜본 후 간식을 보상한다. 개가 짖을 필요없이 주인 곁에서 조용히 기다리면 보상이 주어진다는 약속을 이해시키도록 한다. 가족 모두가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가 분리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에 짖는 경우가 있다. "오지마" "저리가" "싫어" 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혼자 남겨진 개가 심리적으로 두려워하고 있을 때 소리나 냄새로 외부의 낯선 존재를 인식하게 되면 침범받을까 두려워 짖기도 한다.

이렇듯 불안감 때문에 짖는 개는 오랜 시간 혼자 지내지 않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가족들이 교대로 귀가하여 산책이나 기분좋은 놀이를 통해 불안감을 덜어주어야 한다. 산책이나 놀이운동을 통해 활동량을 늘리면 혼자 지내는 시간 동안 안정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다. 개가 주변의 소리에 덜 민감해지도록 평상시 개와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영상을 켜두거나 오디오를 베란다 쪽에 설치하여 음악을 틀어주면 외부의 불안한 소리를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개 짖는 경향을 줄이려면 가족 모두가 일관성을 가지고 참여하여야 한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개 짖는 경향을 줄이려면 가족 모두가 일관성을 가지고 참여하여야 한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개가 차량이나 오토바이에 대하여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며 짖기도 한다. 생명이 아닌 사물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전적인 위협 대상으로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 엔진의 낮은 주파수의 음역대가 불쾌감과 적대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이러한 경향이 굳어지기 전에 원인을 인지하고 대처하여야 한다. 개가 외부의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베란다로 향한다면 커튼으로 가려 시각적인 흥분 요소를 줄이고, 개를 다른 방으로 이동시켜 즐거운 놀이 과정을 함께하며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도록 유도한다. 진공청소기의 백색소음을 이용하거나 비트가 강하게 울리는 음악을 이용하여 외부의 소리를 상쇄시키며 개의 관심을 변화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개가 늑대처럼 울부짖는 소리를 낸다면 하울링이라 볼 수 있다. 멀리까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서로의 안부를 나누는 원거리 소통 방법이다. 야생의 습성에서 비롯되지만 습관화되면 야간에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 첼로 음악, 애견전용 음악치료 오디오를 틀어주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당에 묶여있는 개는 낯선 위협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 심하게 짖을 수 밖에 없다. 외부인의 무단 출입을 차단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개가 항상 경계심이 고조되어 있기 때문에 물림안전사고가 다발하기도 한다. 실외에서 기르는 개에게는 야생동물이나 외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내실이 마련된 울타리를 마련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보호자가 개 짖음 자체를 통제하려다 보면 개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오히려 주인이 없을 때 짖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짖기를 멈추게 하는 "조용해"라는 명령어는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 감정이 실려 강하게 내뱉다보면 개의 입장에서는 주인이 짖는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명령어의 강도보다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가족 전체가 일관성 있게 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편곡된 음악치료 오디오인 Pet Tunes. (사진이미지: 탑스동물메디털센터)
개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편곡된 음악치료 오디오인 Pet Tunes. (사진이미지: 탑스동물메디털센터)

어릴 때 짖기 훈련을 통해 과도하게 짖는 행동을 예방할 수도 있다. 부드럽게 "짖어" 하고 2, 3번 짖고 멈추면 간식 보상을 한다. 이러한 훈련이 익숙해지면 개가 짖고 있을 때 부드럽게 "조용해"란 명령어를 이해하도록 칭찬과 보상을 반복한다. 아이들에게 언어표현을 가르치듯이 개가 자연스럽게 주인과 소통하는 요령을 익혀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개의 불안감이나 경계심을 감소시켜 짖는 행동 문제를 교정하는 음악치료 오디오가 보급되고 있다. 다양한 반려동물 IT상품들이 반려동물 문화와 어울려 개발되고 있다. 반려동물에게 도움되는 제품은 반려인에게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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