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지폐가 1만원권보다 약 3년 더 오래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를 보면 5만원권 유통수명은 13년 6개월로 추정된다. 1만원권은 이보다 2년 11개월 짧은 10년 7개월이었다.
화폐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유통되다가 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다시 한은으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기간을 말한다. 한은은 은행권 표본을 추출한 뒤 유통기간을 추적하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5만원권 수명이 긴 이유는 사람들이 집이나 사무실에 두는 비상용 현금으로 고액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사용 빈도가 줄어 수명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한은이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예비용 현금의 약 80%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물건을 살 때 많이 쓰는 1천원권과 5천원권의 수명은 각각 4년 5개월, 4년 1개월로 더 짧았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화폐 유통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천원권은 1개월, 5천원권과 1만원권은 6개월씩 유통수명이 늘어났다. 5만원권은 작년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금을 많이 쓰는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 지폐의 유통수명은 긴 편이다. 일본 5천엔(약 5만3천800원)권은 1년 6개월, 유로존 50유로(약 6만4천600원)권은 4년 2개월, 미국 20달러(약 2만3천400원)권은 7년 11개월 등이었다. 미국 100달러(약 11만7천300원)권은 15년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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