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차 '후진' 수입차 '질주'…자동차 시장 양극화

수입차·대형차 선호 추세로 소비자 경차 외면
판매량 급감했던 일본차도 기지개

기아자동차가 지난 21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신형
기아자동차가 지난 21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신형 'K5'를 공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3세대 K5가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을 시작한 후 사흘 만에 1만28대가 계약됐다고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침체된 국내 자동차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경기 악화에다 쏘카 등 공유경제 확산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경차 판매와 달리 수입차 판매량은 질주하는 모양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경차 판매는 9만4천1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기아자동차 모닝은 전년 대비 15.7% 줄어든 4만1천343대 팔리는 데 그쳤다. 2014년만 해도 18만6천702대를 기록했던 경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수입차는 반대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은 2만2천101대로 전월 대비 9.4% 늘었다. 고급 수입차로 분류되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가 판매량 1~3위를 휩쓸었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수입차·대형차를 선호하는 추세다. 경차를 사던 소비자는 소형 SUV로 몰리고 소나타 대신 그랜저, 그랜저 대신 수입차를 사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앞으로도 경차 판매가 늘어날 여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른바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고차업계에서조차 수입차와 경차 판매 격차는 벌어지는 추세다. 대구 동구의 한 중고차업체 딜러 박모(30) 씨는 "요즘에는 경차와 수입차 판매대수가 엇비슷할 만큼 수입차 판매가 많다. 중고차의 경우 수입차의 가격 하락 폭이 큰 반면 경차는 그렇지 않은 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예전 같았으면 경차나 준중형차를 샀을 20, 30대 손님이 수입차를 고르는 경우도 많다. 요즘 흔히 말하는 'Flex'(부를 과시하는 힙합문화)의 일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량이 대폭 줄었던 일본차는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9월 일본차 신규 등록대수는 1천103대에 그쳤지만 10월 들어선 1천977대로 79.2% 늘었다. 9월 166대 판매에 그친 혼다는 10월 806대를 팔며 증가율이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았다. 토요타(9월 374대→ 10월 408대), 닛산(46대→139대)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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