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촌 '박물관 털이' 기승…예술품값 상승·부실보안에 우려

"독일 심야침입은 드문 사례…대낮에 터는 도둑세대도 등장"
세계 도난 예술품 3만4천점…'잃으면 못찾는다' 다수 행방불명

25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의
25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의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에 침입한 도둑들이 탈취한 귀중품 가운데 하나.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도둑 맞은 독일 드레스덴의
25일(현지시간) 도둑 맞은 독일 드레스덴의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 내 보석류 쇼케이스. 도둑들이 부수기 전인 지난 2007년 12월에 촬영된 사진으로, 박물관 측이 제공한 것이다. 연합뉴스

최근 유럽 최대의 보석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에서 대형 도난 사건이 발생한 후 세계 각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박물관 털이'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품 가격이 상승해 범행 동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박물관의 보안은 부실하기 짝이 없고 도난품이 회수될 가능성마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최근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미술품 도난 사례를 소개하며 드레스덴 박물관에 심야에 도둑이 침입한 것은 드문 사례이며 대낮부터 예술품을 탈취할 정도로 박물관 보안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새벽, 독일의 보석박물관 '그뤼네 게뵐베'에서는 다수의 진귀한 18세기 공예품이 도난당해 큰 충격을 안겨줬다. 영국의 보석 역사가인 비비엔 베커는 도난당한 보석이 지닌 특별한 역사적 가치로 볼 때 사상 최대의 예술품 도난사건 중 하나로 금전적 피해 규모를 따지는 건 불가능할 정도라며 "마치 누군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을 부수고 모나리자를 가져간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런던의 도난미술품등록소(Art Loss Register)가 도난 미술품을 추적하고 있어 용의자들이 훔친 보석을 사고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백개의 보석으로 이뤄진 이 공예품들을 쪼개거나 새롭게 가공해 팔아넘길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4명의 남성이 베를린의 보데 박물관에서 100kg에 육박하는 거대한 금화를 탈취한 혐의로 붙잡혔으나 50억원 상당의 이 금화는 아직 박물관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지난 1990년에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 전시된 렘브란트, 마네 등의 작품 13점 등 당시 화폐 가치로 5억달러(약 5천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도둑맞았고,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국제문화유산보호재단(IFCPP)은 박물관 도난 사고의 90%에서 연관 인물이 연루돼 있었다면서 이번 드레스덴 사고가 벌어진 박물관 직원을 먼저 심층조사하는 방안을 독일 정부에 제안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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