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보궐선거 킹'이라 부를 수 있게 될까?
지금도 충분히 그렇게 부를 수 있으며, 내년 4월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더 진한 글씨체의 수식이 될 수도 있다.
◆洪에게 기회 만들어 준 보궐선거
우선 배경 설명.
홍준표 전 대표의 정치 이력을 살펴보면 모두 2차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2001년 국회의원 재선(서울 동대문 을) 당선과 2012년 경남도지사 초선 당선인데, 이게 홍준표 전 대표의 정치 인생에서 중요한 발판이 됐다.
동대문 을은 홍준표 전 대표가 국회의원 4선 가운데 3선을 하며 정치인의 입지를 다지는데 바탕이 된 지역구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1996년 총선 때 서울 송파 갑 지역구에서 초선으로 당선됐는데, 1999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피선거권, 즉 선거 출마 권리까지 박탈당했는데, 2000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돼 피선거권을 회복한 후, 바로 다음 해인 2001년 서울 동대문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부활, 여기서 내리 3선을 하며 거물 정치인으로의 입지를 다졌다.
이어 경남도지사 자리는 당시 김두관 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준표 전 대표가 꿰찬 것이다. 이어 내리 2차례 경남도지사직을 맡은 게 19대 대선 출마의 자양분도 됐다는 평가다.
◆고향 창녕·유년기 보낸 대구 "둘 다 험지 아냐"
홍준표 전 대표는 27일 대구권 대학인 경산 소재 영남대학교를 찾아 "내년 총선에서 대구 달성과 경남 창녕 중 한 곳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게 마지막 국회의원 출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홍준표 전 대표는 이제 달성이냐 창녕이냐를 두고 다시 저울질을 하게 됐다. 물론 저 두 곳 모두 번복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홍준표 전 대표가 유년 시절을 보낸 대구의 여러 지역구 가운데 초선 추경호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달성군이 비교적 만만해보인다.
여기서 16~18대, 즉 3연속 국회의원을 지낸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달성군은 초선 국회의원 이력(19대 이종진 새누리당, 20대 추경호 자유한국당(당선 당시 새누리당))만 써 지고 있는 곳이다. 보수 색채는 대구 여느 곳과 다를 게 없는데, 다른 지역구(동구 을 유승민, 수성 갑 김부겸, 수성 을 주호영 등)에 비하면 국회의원의 체급이 약한 편.
그런데 이에 비하면 홍준표 전 대표의 고향인 창녕은 아예 빈 성이다.
창녕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속해 있다. 그런데 밀양시장을 2차례 맡은 뒤 이 지역구를 꿰찼던 엄용수 의원이 거액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1월 15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 받은 것. 그래서 내년 총선과 함께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총선이 불과 5개월정도 밖에 남지 않아서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은 경남이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대구 생활권으로 묶인다. 홍준표 전 대표는 고향이 창녕인 점은 창녕에 어필하고, 나머지 지역에도 TK 카테고리 정치 성향에 기댈 수 있는 셈. 아울러 경남은 자신이 도지사를 2차례나 역임한, 옛적 '홈'이기도 하다.
즉, 창녕은 경남이면서도 대구(내지는 TK)이기도 한 곳이다. 홍준표 전 대표에겐 '절묘한' 고향.
이에 따라 홍준표 전 대표는 여러모로 달성과 창녕을 저울질할 수 있는,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하면 꽤 여유로운 '옵션'을 지닌 것이다. 여기에 총선 전에든, 당선이 되고나서든, 자유한국당에 복당을 하든, 보수를 다시 뭉치는 연합 내지는 신당 소속으로든, 어떻게든 19대 대선 출마 때와 비슷한 보수 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쥐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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