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방' 노리는 10·20대 보험사기단 2배 늘었다

올들어 발생한 보험사기 40%가 10~20대
보험업계 "대구 주의보" 소문도…손보업계·경찰 "집중 검거 성과"

최근 대구경북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챙기는 보험사기 수법이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대구경북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챙기는 보험사기 수법이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학교 선·후배들과 짜고 고의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10~20대 17명이 최근 무더기로 꼬리가 잡혔다.

지난 5일 대구지검 금융·경제범죄전담부(양재혁 부장판사)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15차례의 고의사고로 9천여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로 A씨(21)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인 B씨(22)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10대 8명을 준법 교육 이수 조건으로 기소유예하고, 범행 뒤 군에 입대한 2명은 군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경찰과 보험사 등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과 동승자를 바꿔가며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한 방' 유혹에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10~20대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대구지역에서 검거된 검거 인원을 연령별로 분석해보면 10~20대가 전체의 39.4%를 차지했다. 특히 2017년 114명, 2018년 113명 수준에 불과하던 10~20대 보험사기 피의자 수는 올 들어 10월까지만 285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10~20대 피의자 대분은 학교 선후배, 동창, 지인 사이로 무리를 이뤄 보험사기범죄를 저지른다"면서 "차로를 변경하는 승용차와 고의 충돌하거나, 무리 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분담해 허위 교통사고를 신고하는 방법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젊은층의 보험사기가 증가한 배경에는 카셰어링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 렌트가 손쉬워지고, SNS 메신저 등을 통해 범죄사실을 쉽게 공유하고 탑승자들을 모집할 수 있는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앱을 통해 차량을 빌려 보험사기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SNS를 통해 탑승자를 모집한 뒤 각자의 역할에 따라 보험금을 나눠 가지는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등에서는 대구 지역 젊은층 보험범죄가 급작스럽게 많아지면서 특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피해사례를 공유하다보면 대구에서 수법을 배워 부산, 호남, 충청 등지로 가서 보험사기를 쳤다는 경우가 꽤 있다고 들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구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허장윤 손해보험협회 대구센터장은 "최근 손보협회 분석 결과 2015년 이후 대구에서만 70명이 1천150건의 사고를 유발해 53억7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전체 보험 손해율로 따져보면 대구는 전국 평균 수준에 불과해 유달리 보험사기가 많다고는 말할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대구경찰청 수사2계장은 "올 들어 대구경찰이 보험사기 집중 검거에 들어가면서 전국 10%에 달하는 피의자를 잡아들일만큼 많은 성과를 올린 탓으로 풀이된다"며 "사기범죄가 조직화·지능화하는 만큼 금융감독원과 보험협회 등에서는 인공지능(AI)분석을 통해 과거에 비해 사기 탐지력이 10배 이상 향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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