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굴피해 없는 비화가야 지배층 고분 첫 내부공개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경남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사적 제514호) 중에서 도굴꾼의 피해가 없어 원형이 보존된 무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8일 창녕군 교동고분군 63호분 매장주체부의 뚜껑돌을 들어올리는 개방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63호분은 과거에 한 번도 도굴되지 않은 완전한 상태였다. 봉토의 표면 등에는 점토덩어리를 바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호석(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이 노출된 모습을 잘 보여줘 비화가야인의 장송 의례와 고분 축조기술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는 1천500년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 250여 기의 고분이 분포하는데 이렇게 도굴된 흔적 없이 깨끗한 상태로 발견된 것은 63호분이 최초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 뚜껑돌이 전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 뚜껑돌이 전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덤 위에는 길이 2m의 편평한 뚜껑 돌 7매가 얹혀있고, 점질토로 밀봉된 상태였으며, 매장주체부의 내부에는 시신과 부장품을 매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당시 모습대로 남아 있었다.

한편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세 번째로 큰 고분인 39호분은 고분군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무덤으로 빗물 등으로 인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중심부는 점토, 가장자리는 흙으로 쌓았고 봉분을 쌓는 단계마다 점토를 깐 흔적이 확인됐다.

39호분은 약 1.5m 길이의 큰 돌을 세우거나(양 장벽과 남단벽), 눕혀서(북단벽) 매장주체부의 네 벽을 만들었는데, 이와 유사한 구조가 성주 성산동 고분군 등 대구·경북지역과 일본 나가노의 키타혼죠(北本城) 고분 등 나가노, 후쿠오카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어 당시 비화가야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도 보인다.

39호분과 같은 이런 기법은 울산 약사리 유적 등 고대 제방 유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남동쪽 호석 가까이 약 2m 간격마다 큰 항아리를 놓았는데, 이처럼 한쪽에만 집중적으로 의례용 토기를 놓는 사례는 최근 경주 쪽샘 44호분에서도 확인되어 주목받고 있다.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비화가야 유물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비화가야 유물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의 축조기법과 장송의례, 출토유물 등은 가야와 신라의 접경 지역에 위치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