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 기고] 페놀의 도시에서 물의 도시로

강효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비례·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

강효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강효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물클러스터'물기술인증원 잇단 유치
대구, 대한민국 물산업 전진기지로

시민 똘똘 뭉쳐 이뤄낸 기적 스토리
정부 예산·정책적 지원 끌어내 완성

여기 대구시민이 똘똘 뭉쳐 이뤄낸 기적의 스토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물 이야기'입니다.

상수원이 거대 산업단지 하류에 있는 대구는 제 어린 시절부터 유독 수질 오염사고가 잦았습니다. 특히 대구 수돗물 사고를 세계적으로 알린 1991년 페놀 사태 때는 수돗물을 마신 임산부들이 유산했고, 작년 과불화 화합물 유출 사고 때도 대형마트마다 생수가 동나는 통에 마치 전시상황을 방불케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페놀의 도시'는 '물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입니다. 대구 달성군에 물산업클러스터가 들어선 데 이어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에도 성공해 지난 26일 개원식을 했습니다. 대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물산업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 것입니다.

물기술인증원은 물 기술과 시제품의 국외 수출을 위한 인·검증절차 등을 주관하는 전문기관으로, 내로라하는 물 기업들이 모이는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기관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으로 물기술인증원 유치를 위해 뛰어다녔던 저로서는 개원식을 보니 감개가 무량할 뿐입니다. 인증원이 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는 대구로 오는 것이 인지상정이었지만 현 정부 들어 대구경북이 국책사업에서 밀리는 경향 속에 유치를 장담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당 자치단체장을 두고 있고, 물 기업이 밀집해 있는 강력한 경쟁도시 인천의 도전으로 발표날까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민의 유치 염원과 대구시 관계자들, 지역 국회의원들이 일치단결해 노력한 결과 물기술인증원 유치라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당연하다지만 당연한 것을 현실화 하는 데 수많은 노력과 땀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감사할 분이 많이 계십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TK출신 기업인으로서 고향 산업단지에 500억원이 넘는 투자를 결심하셨습니다. 출향 기업인의 모범적 향토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인종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장을 비롯해 다른 모든 입주기업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TK의 영웅인 이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줘야 고용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도 뒤따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본 의원의 지적을 합리적으로 수용해 인증원 입지에 있어 공정한 심사로 행정의 귀감이 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천규 차관도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물산업은 선진국이 각축을 벌이는 '블루오션'입니다.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라 강조한 바 있으며, 한국수출입은행도 중동과 중국 등이 견인한 세계 물 시장은 2025년까지 900조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초기 단계인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세계적 물산업 인프라로 발돋움하려면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이 잘 작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세계 시장 석권을 노리는 프랑스와 싱가포르는 자국 물 기업을 육성하고 외국진출에 정부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는 시민의 뜻이기도 합니다. 앞서 본 의원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은 "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중앙정부의 예산 및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항목에 40.7%에 달하는 답을 주신 바 있습니다.

실제로 물산업클러스터 기업 대부분은 중소기업입니다. 사업화와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재정능력이 부족해 체계적 기술개발이 힘듭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중·단기 대책이 예산 지원과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클러스터 초기단계 연착륙을 위해 정부 예산 지원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 때문에 본 의원도 11월 14일 651억원의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3종 예산'의 상임위원회 증액 통과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10일 집권여당의 예산안 날치기로 유체성능시험센터 예산 등 일부 증액안만 반영되는 데 그쳤습니다. 참으로 유감입니다. 이에 대해서 환경부 산하기관의 다른 R&D 자금을 전용하는 등 다각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부디 국가 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으로 경제가 어려운 대구에 물 산업이라는 새 시대의 경제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