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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한국당에 몰아친 비판…나경원까지 휘청?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밤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밤 국회를 나서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당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9일 급작스레 꺼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 법안과 민생법안 등이 국회 문턱에서 가로막히면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고(故) 김민식·김태호 군, 이해인 양의 부모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쿨존에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민식이법' 등의 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을 강하게 규탄했다.

고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는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 카드가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정치에 대해 몰라서 이런 대접을 받는 건 아닌지 이렇게 양쪽에서 이용되다가 버려지는 건 아닌지 왜 떠나간 우리 아이들이 그 협상 카드로 쓰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국당 맹공에 나선 여당은 나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이고, '민식이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이며, 데이터3법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일 수 있느냐"며 "한국당은 오늘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이종걸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 대표는 뉴스로라도 젊은 엄마들이 자기 때문에 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에 울면서 기자회견 하는 장면을 봤을까"라며 "나 대표는 국회의원 밥그릇과 직결된 선거법 처리와 아이들의 희생이 계기가 된 법안들의 처리를 교환하자고 아무런 미안함도 망설임도 없이 태연하게 제안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자유한국당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한국당은 적극 해명에 나서며 '한국당 책임론' 확산을 차단하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차 긴급기자회견에서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다.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하고 한국당이 요청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200건 가까운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이날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무산됐다. 이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처리 예정 안건에는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3법'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 등 주요 민생경제 법안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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