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靑, 민정수석실 관련 의혹 확산에 "사실과 달라"…파장 예의주시

검찰 수사 흐름에 우려 섞인 시선도…친문 핵심 거론에 촉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을 당시의 민정수석실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청와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의혹이 확산되는 것은 물론,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자 난감해하는 기류도 읽힌다.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하고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소통 행보'로 집권 후반기 국정성과 창출 의지를 다졌으나, 잇단 민정수석실 관련 의혹 제기에 그마저도 가려지는 형국인 탓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은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답변으로 어느 정도 해명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시장 관련 첩보가 민정비서관실에 접수된 뒤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경찰로 이첩된 것은 해당 첩보가 청와대의 조사 대상이 아닌 데 따른 정상적 절차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직제에 없는 별도의 감찰 인력을 뒀고 검찰이 이런 정황과 '하명 수사' 의혹 간 연관성을 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애초 '별동대'라 할 만한 직제 외 조직은 없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운영위에서 노 실장이 있는 그대로 팩트를 설명했다"면서 "그동안은 사실과 다른 의혹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에서는 검찰의 수사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감지된다.

민정수석실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 무마 의혹을 두고서 수사의 범위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지난달 검찰 국정감사에서 2017년 민정수석실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사실을 거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시 디지털포렌식 결과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인사 담당 선임행정관이 인사를 좌우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유 전 부시장이 '친문 3철' 중 한 명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친밀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비위 감찰을 모면한 뒤 영전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며 정치권도 그 파장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에 재직 중이던 2017년 민정수석실 감찰을 받고서 휴직한 뒤 이듬해 3월 사직한 것을 두고 '오히려 비위 의혹이 있던 고위공직자에게 강도 높은 인사 조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유 전 부시장이 사직한 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으면 청와대가 느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명 수사' 의혹 및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거론되는 백 전 비서관을 비롯해 김 지사와 윤 실장, 이 전 수석 모두 '친문 핵심'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청와대는 "현재까지 제기되는 의혹들은 충분히 해명이 가능한 원론적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제기되는 의혹들과 관련해서도 내부에서 진상을 확인해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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