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멀어지는 인천공항 대구경북민은 안중에도 없나

대한항공이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환승전용 내항기를 사실상 자사 국제선 이용객에 대해서만 발권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규정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경북 포항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대한항공 A220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환승전용 내항기를 사실상 자사 국제선 이용객에 대해서만 발권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규정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경북 포항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대한항공 A220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 가는 길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대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환승 전용 내항기를 사실상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객에 대해서만 발권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지금까지는 인천~해외 항공권이 있으면 대구~인천 내항기 탑승권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대한항공 국제편을 이용하지 않으면 대구~인천 내항기 환승이 불가능하도록 단독발권을 막은 것이다. 결국 인천공항 환승 혜택을 누리려면 국제선까지 대한항공을 이용하라는 얘기다. 대구공항에는 현재 내항편 외에는 인천공항행 노선이 없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환승 정책 변경은 승객 편의보다는 수익성에 치중한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대구경북의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은 대구공항에서 내항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서 곧바로 미주나 유럽행 항공편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4시간 남짓 걸리는 고속버스를 타거나 KTX를 이용해 서울역이나 광명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동대구역~인천공항 직통 KTX마저 폐지되면서 인천공항 가는 길이 갈수록 멀어진다는 불만이 팽배하던 참이다.

내항기는 국제선 이용객의 환승 편의를 위해 국제선 자격으로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편이다. 대구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짐을 부친 뒤 인천공항에 도착해 별다른 수속 없이 다음 비행기로 갈아타면 된다. 대한항공이 올 2월부터 하루 2편 운항하던 내항기를 1편으로 줄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항기 이용 조건까지 옥죄는 이유가 뭔가.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비용이 많이 드는 내항기 사업을 아예 접으려는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용률을 더 떨어트려 노선 중단의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대한항공 국제선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KTX나 고속버스 등을 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인천공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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