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문제, 우리가 찾고 직접 바꿔나가요." 지역 혁신 이끄는 계명대 학생들

교통공학과, 대구 수성서 국민디자인단 사업 ‘누구나 안전하-길’에 참여해 톡톡한 역할
생태조경학, 수십년간 쓰레기 매립돼있던 공간 ‘무태조야동 마을쉼터정원’으로 탈바꿈

지난 6월 대구시 북구 무태조야동 마을정원 개장식에서 계명대 생태조경학 전공 학생들과 주민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계명대 산학인재원 제공
지난 6월 대구시 북구 무태조야동 마을정원 개장식에서 계명대 생태조경학 전공 학생들과 주민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계명대 산학인재원 제공

지역의 청년 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지역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 희미해져가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계명대학교 산학인재원(LINC+사업단)의 지역사회연계 교육이 빛을 발하고 있다.

캡스톤디자인(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 작품을 설계, 제작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프로그램) 등 정규교과를 비롯해 리빙랩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이같은 교육과정은 대학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통 불편 해소·공간 개선 등 적극 참여

리빙랩(living lab)은 지역 현장의 문제에 대해 마을주민과 관계기관, 전문가 등이 직접 참여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가까이서 문제를 보고, 느끼는 지역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들도 정책 수요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계명대 교통공학전공 학생들은 최근 대구 수성경찰서의 국민디자인단 사업 '누구나 안전하-길'에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사업은 시민(정책 수요자)들이 교통사고 다발 지역 등을 찾아 문제점을 찾고, 전문가의 아이디어 검토를 통해 관련 기관에서 정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교통안전시설 개선, 교통교육 홍보체계 구축 등의 주제로 문제를 발굴해냈다. 이들이 낸 의견 중 ▷용학로 불교한방병원 앞 교차로 재구획 ▷달구벌대로 주유소 앞 교차로 이중 정지선 제거 ▷시야를 가리는 만촌네거리 지하철역 펜스 교체 등은 현장에 실제로 적용됐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학생들의 제안으로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우회전 시 시야를 가리던 지하철역 계단 설치물이 교체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계명대 산학인재원 제공
계명대 교통공학과 학생들의 제안으로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우회전 시 시야를 가리던 지하철역 계단 설치물이 교체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계명대 산학인재원 제공

무태조야동에 수십년간 방치돼 있던 쓰레기 매립 공간도 계명대 생태조경학 전공 학생들의 노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곳은 '마을쉼터정원'으로 탈바꿈해, 주민들이 한데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쾌적한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학리빙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마을쉼터정원 조성사업에는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공익활동단체인 도농공간활성관리소 등이 함께 힘을 모았다.

◆지역 맞춤형 캡스톤디자인

이외에도 계명대 학생들은 매년 보건소, 경찰서, 복지기관 등 다양한 지역 기관과 연계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캡스톤디자인을 수행해오고 있다.

올해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 캡스톤디자인페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계명대 영상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의 작품은 대구도시철도 역내에서 방송 중이다. 불법촬영 근절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그것이다. 영상애니메이션과 4학년 강봉경· 박태연, 3학년 장보연 학생이 제작했다.

화학공학과 4학년 채명석, 황대건, 박수봉, 박진배 학생은 겨울철 일반 패딩조끼로 입을 수 있고 비상시에는 구명조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구명패딩조끼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제5회 지역사회공헌 캡스톤디자인 페어'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지역 기관들의 안전 관련 부서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계명대는 지난 5월 지역사회공헌페어에 참가해 ▷대구 북성로에 '테마가 있는 연석'을 설치해 관광상품으로 개발 ▷일본풍 거리와 연계한 과거 시간여행 등을 제안, 우수상을 받았다. 이 아이디어는 대구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공동체 디자인연구소 등 관련 단체로부터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받기도 했다.

김범준 산학인재원장(LINC+사업단장 겸임)은 "계명대에는 학생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를 찾아 해결방안을 고민해보는 정규교과목뿐만 아니라 대학 리빙랩 경진대회 등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통로까지 마련하고 있다"며 "대학이 교육과 연계해 지역에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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