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창]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

플라스틱 쓰레기로 죽어 가는 해양 생물들…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사용 줄여야"

김기수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김기수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쉽게 쓰고 마구 버려지는 일회용품
몇백 년간 썩지 않고 환경 재앙 야기

식음'호흡 통해 사람 몸에 대량 흡수
사용 줄이고 대체품 개발 서둘러야

최근 미국 CNN방송은 스코틀랜드의 한 섬으로 밀려와 숨진 무게가 20t인 향유고래의 위에서 어망의 일부, 플라스틱 컵 및 빨대 등으로 이루어진 약 100㎏의 쓰레기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전했다. 지난 8월에는 북극에서 내리는 눈에도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 BBC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일 영국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약 58만 마리의 소라게들이 인도양과 태평양 섬 두 곳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죽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들 보도는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플라스틱이 사용된 지는 100년이 조금 넘었으나 수천가지의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의 개발과 생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속화해 지금은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 플라스틱은 생명을 구하는 장치들로 의학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고,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했고, 자동차와 비행기를 경량화해 연료와 대기오염의 절감에 기여했고, 헬멧, 인큐베이터, 정수 장비 등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제공하는 편리성으로 인해 플라스틱의 어두운 면인, 쉽게 버리는 문화가 생겨났다. 오늘날 일회용 플라스틱이 매년 생산되는 전체 플라스틱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플라스틱 봉투와 음식 포장용기 등과 같이 많은 플라스틱 제품은 사용 기간이 불과 몇 분에서 몇 시간 밖에 되지 않지만 몇 백 년 동안 썩지 않고 우리 환경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플라스틱 오염은 주로 재활용이 잘 되지 않고 매립지에 버려지거나 자연에 방치되는 개인 및 가정 폐기물로부터 온다고 한다. 이들 폐기물은 바람과 비에 의해 하수구, 소하천, 강을 거쳐 해양으로 흘러간다. 80%의 해양폐기물은 육지로부터 온다고 추정되고, 이는 매년 약 8백만t에 이른다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더 많아진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해양에 도달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햇빛, 바람 그리고 파도에 의해 작은 입자로 부서진다. 많은 경우 5㎜ 이하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이 돼 해류와 기류를 타고 해양과 육지로 확산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더욱 작게 부서져서 극세 플라스틱 입자가 되고 이들은 상수도에서도 발견되고 공기 중에도 떠다닌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조류, 육지 포유류 그리고 물고기와 해양 생물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사망하고 있다. 또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물고기, 새우, 홍합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수생 종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동식물의 개체 수 감소와 이에 따른 식량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먹이 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사람은 식음과 호흡을 통해 다량의 미세 및 극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고 있다. 결국 플라스틱의 편리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다.

일단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에 도달하면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들이 강이나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선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관리 및 재활용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과 소비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이와 같은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선 각 개인은 불편을 감수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나아가 기업들에게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사용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들 대체 제품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구매하며, 정부에 대해서는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은 규제하고 이를 대체하는 제품의 생산과 소비는 장려하는 제도와 법규를 제정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교육기관과 언론도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시민 의식을 전환하는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개인은 행동하지 않으면서 기업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다려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개인의 의식 전환과 작은 행동이 가장 효과적인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김기수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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