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석포제련소(이하 영풍제련소)가 강원도에서 터져나온 이전설로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풍제련소가 봉화군 석포면을 떠나 강릉시 옥계면으로 이전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6일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인 동해사회연대포럼은 동해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제련소가 강릉 옥계지역으로 이전하면 옥계지역에 상수원을 둔 동해시 북부지역 주민에게 환경 피해가 발생한다"며 '이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낙동강 상류 중금속 오염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영풍제련소가 강릉 이전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반영된 것이어서 경북지역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전설의 원인으로는 2012년 강릉시와 영풍그룹 측이 강릉시 옥계면에 7천억원을 투입해 연간 20만t 규모의 친환경 비철금속 종합제련소를 건립하는 업무협약을 맺은 과거가 우선 꼽힌다.
다만 당시 계획은 지역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추진 동력을 잃고 현재까지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잠잠했던 영풍제련소 이전설이 올 들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강릉시와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문고가 옥계면 일대 260만㎡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자연 친화형 리조트를 조성하기로 협의하면서 지역 주민으로부터 '영풍제련소 유치를 위한 속셈'이라는 의심을 샀다.
또 강릉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옥계면 옥계일반산업단지에 영풍제련소를 유치하는 데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6월 강릉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릉시 관계자는 "옥계일반산업단지가 지정되면 영풍을 유치하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시의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영풍그룹과 강릉시가 옥계면 일대에 어떤 형태로는 다양한 사업 추진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 중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강릉시 옥계면은 옥계항이 있고 철도도 연결돼 있어 제련소 원료 수입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매력적인 장소로 자주 꼽혀왔다.
이 때문에 경북도 안팎에서는 조업정지 여부를 두고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영풍그룹이 부정적인 소송 결론이 나면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낙동강 최상류에 있는 입지 탓에 앞으로 지속해서 환경당국과 환경단체의 이전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영풍그룹의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영풍그룹 관계자는 "최근 영풍문고 측이 옥계면에 리조트 개발을 검토 중인 것은 있다"면서도 "과거 옥계면 산업단지에 강릉시와 투자 협약을 맺었지만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영풍제련소가 이전한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