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두드러진 점은 당내 계파나 모임의 응집력이 떨어진 것을 꼽을 수 있다. 각 후보 간 득표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정 주류나 주요 계파·친선 모임이 한 후보에게 몰표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총선 정국이 다가오면서 현역 의원들이 소속과 성향보단 자신의 공천 향배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중요시했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전날인 8일까지도 당내에선 현역 의원 절반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 향배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내 최대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에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모임은 40여 명에 달하는 회원이 있고, 친황(친황교안) 성향으로 꼽힌다. 당연히 이들이 뭉쳤다면 특정 후보가 40여 표를 득표해야 했다.
하지만 이날 예선에선 40표를 넘은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심재철 당선자만이 1차 투표에서 39표를 얻었다. 하지만 심 당선자는 친황도 아니고 5선의 중진으로 초재선 모임과 거리가 있어 그에게 이 모임이 몰표를 줬다는 것은 불가능한 해석이다. 결국 모임의 표심은 강석호·김선동 후보에게 분산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초재선 의원 모임의 표심이 분산됐다면 앞으로 모임 자체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이 모임의 향배에 따라 당의 무게 균형이 조금씩 움직여 온 것은 사실이나 이날 약화된 응집력을 보임에 따라 당의 중요 결정에서 모임 의중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공산이 커 보인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 세력도 이번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친박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구하지 못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지도 못하고 돌아선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 준다.
비박계인 심재철 의원이 압도적 표 차이로 원내대표에 등극, 향후 당내 진로에 친박들의 집단 움직임이 잦아들 것으로 보이는 등 친박·비박이란 고질적인 계파는 서서히 사라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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