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신천 위협하는 가창 폐광산 중금속 오염수 대책 세워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텅스텐 폐광산에서 흘러나오는 중금속 오염수가 십수 년째 신천에 그대로 유입돼 환경오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광산 유출수를 정화하는 시설이 있지만 연결 관로가 완전히 막혀 구리·납·비소 등 중금속 오염수가 그대로 신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정화시설 교체를 서두르고 있으나 빨라도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해 인근 주민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974년 폐광된 가창 광산의 중금속 오염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달성광산 유출수에서 기준치보다 2~5.6배 높은 아연과 망간이 검출됐다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의 조사에서도 달성광산 주변 광물 찌꺼기 적재장 토양에서 다량의 구리와 납, 비소가 검출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설 관리처인 한국광해관리공단과 대구시가 대책 마련을 늦잡치면서 폐광산 인근의 토양오염과 신천 수질오염이 가속화한 것이다. 본지가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본 결과 신천 지류인 상원천 주변의 암석에는 중금속오염 때문에 누렇게 변하는 '옐로우 보이' 현상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납득하기 힘든 대목은 1998년 달성군청이 자연 정화시설을 처음 설치한 이후 광해공단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중금속오염을 키웠다는 점이다. 관로가 막혀 정화시설이 무용지물인 데도 제때 손을 쓰지 않고 방치해온 것이다. "정화시설 설치 초기를 빼면 거의 제 기능을 한 적이 없다"는 전문가 지적대로라면 공단과 대구시가 환경오염의 방조자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예산을 들인 신천·금호강 종합개발계획은 빛 좋은 개살구와 다를 바 없다. 새 정화시설 교체까지 또 몇 년을 마냥 기다릴 처지가 아니다. 우선 막힌 관로부터 정비하고 주변 오염지역 정화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손을 대야 한다. "유출수가 유입된 신천 약 1.7㎞ 구간은 죽음의 구간"이라는 전문가의 말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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