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경기만 유독 더 나빠졌다"…제조업 취업자 9천명↓

하반기 대구 생산액 -3.3%…전국 -1.2%보다 감소폭 커
업계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높은 중국 의존도 원인"

올해 대구 생산액이 유독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올해 대구 생산액이 유독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올해 하반기 대구의 경기 부진이 전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고용 등 대부분 지표에서 전국보다 훨씬 좋지 않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0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경제동향 보고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특히 참가 주요 기업 대부분이 그나마 사정이 나은 서비스업이 아니라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제조업에 쏠려 있어서 위기감이 더 컸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노동집약적인 대구 제조업 상황에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직격탄이었다.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베트남 등지로 공장을 옮기려는 기업인들이 많다"며 "국내 경기는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힘입어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는데 대구는 그런 호재가 없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 경제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대구 광공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3.3% 감소해 전국 평균(-1.2%)보다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중소제조업 가동률도 대구는 0.5%포인트(p) 감소한 70.6%로 0.1%p 증가한 전국(73.0%)보다 낮았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11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취업자 수는 122만6천명으로 전년 대비 1만2천명 줄었다. 이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는 9천명 감소, 도소매숙박음식업(-2만1천명)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전국 취업자가 33만1천명 늘며 23년 만에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대구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대구 경제지표가 유독 나쁜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친 대기업 및 중국 의존도를 꼽는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대구 대표업종인 자동차부품을 예로 들면 전체 수출의 15.1%가 중국 수출인데 이는 전국(8.5%)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전국은 미국이나 동남아, 러시아 등지로 수출이 늘며 부진을 상쇄했지만 대구는 그러지 못했다"며 "올해 들어 대구의 중국 수출액이 14.7%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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