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싸울 줄 아는 지도부? 체면 구긴 심재철 원내대표

당내에선 책임소재 따지기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 대세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제1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10일 밤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통과시키자 갓 출범한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크게 체면을 구겼다.

전날인 9일 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싸워봐서 싸울 줄 아는 경륜 있는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동료의원들을 설득해 당선된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상주군위의성청송)이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신임 원내지도부의 대응이 치밀하지 못 했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도 원내사령탑 교체기에 여권의 기습에 허를 찔린 것으로 평가하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보다는 향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현재 여야의 힘겨루기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세력(한국당)'과 '좌파독재국가를 만들려는 세력(민주당)'들 사이의 대결이라고 규정하고 최선을 다해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노골적으로 법 위에 군림하려는 좌파독재 세력에 의해 대한민국이 후퇴될 수는 없다"며 "우리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최선을 다해 저항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신임 원내대표를 도울 원내대변인단과 부대변인단 인선안이 의원들의 박수로 추인됐다.

애초 이날 의원총회에선 전날 밤 내년도 정부예산안 처리를 막지 못 한데 대한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당 안팎에서 강경한 대여투쟁을 주문하는 상황이라 의원들 사이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은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선출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쟁점법안 처리저지 등 앞으로가 더 중요한데 당내에서 분란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로 정리가 됐다"며 "당내 최강 저격수와 수읽기 전문가로 통하는 심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명성에 금이 가긴했지만 그들을 흔들어서 당에 도움이 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당을 상대할 만한 변변한 '무기'도 없는 상황에서 예산안 처리를 원내지도부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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