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필기 31점 차 뒤집은 대구시 9급 최종 면접 논란

필기시험 93.5점 받은 학생 제치고 30여점 낮은 학생 합격
대구시 "공무원시험은 필기와 면접점수를 비율로 합산하는 게 아니다" 해명

상주공고 전경. 고도현 기자
상주공고 전경. 고도현 기자

1명을 뽑는 대구시 고졸 기술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최종 면접에서 필기시험 93.5점을 받은 응시자를 제치고 30여점이 낮은 응시자가 합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경북 상주 A고교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26일 실시된 제2회 대구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면접에서 9급 ○○직 1명 모집에 이 학교 학생 B군과 대구 모고교 C군 등 2명이 최종 면접에 올랐다.

필기시험 93.5점을 얻은 B군은 C군을 무려 31점차 이상 앞섰기 때문에 면접이 남았다고 해도 합격이 유력하다고 봤다. 그러나 면접 결과 C군이 합격했다.

해당 학교 측은 이의를 제기했고, 대구시로부터 '면접평가에서 '우수, 보통, 미흡' 3단계 중 B군이 '보통'을 받은데 비해 C군은 우수를 받아 합격했다'는 답을 들었다.

학교 관계자는 "면접에서 보통보다 한 단계 위인 우수 평정을 받았다고 해도 필기시험 31점 차이가 뒤집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공채시험의 적용 비율은 필기시험 70%, 면접시험 30%다.

이에 학교와 B군의 부모는 지난 10일 '면접 판정으로 31점 차가 뒤집어진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대구시에 요구한 상태다.

게다가 이번 면접에서 블라인드 면접 취지에 어긋나는 정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면접에선 면접관이 응시생의 출신 학교를 알 수 없도록 하는데, C군의 경우 면접 때 교복과 명찰을 착용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시도에서는 고졸 공무원 임용 면접을 볼 때 교복을 입고 입장할 수 없으며, 경기도의 경우 단체조끼를 입고 면접에 응하도록 한다. 면접관 수와 발표 시간에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다른 시도에서는 공정성을 기하고 과반수 의견을 얻기 위해 통상 면접관 3명을 배치하는데 대구에선 면접관이 2명이었다는 것이다.

B군 부모와 학교 측은 "면접관이 특정 응시자를 염두에 두고 면접에 임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의혹 질의에 대해 대구시 답변을 받은 뒤 후속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은 대입처럼 필기와 면접 점수를 비율로 합산하는 게 아니다. 필기시험은 최종 면접을 치르기 위한 전 단계이며, 필기시험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합격자의 면접 시 교복 및 명찰 착용에 대해선 "복장 제재는 없다"면서 "응시자와 출신 학교가 같은 면접위원은 선발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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