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를 밟고 가라!' 국회 본회의장 출입문 여·야 공성전 펼쳐질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규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며 바닥에 '나를 밟고 가라'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있다. 30여명 정도가 모여 2줄 정도의 인간 바리케이트를 형성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규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며 바닥에 '나를 밟고 가라'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규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며 바닥에 '나를 밟고 가라'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동참한 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동참한 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나를 밟고 가라!'라는 문구가 11일 저녁 온라인에서 화제였다. 이날 저녁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규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해서다. 이들은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 앞을 가로막은 채 농성을 하고 있는데 그 바로 앞 바닥에 '나를 밟고 가라!'라는 붉은 글씨의 슬로건 플래카드가 붙은 것.

황교안 대표 등은 낮은 물론 밤에도 같은 자리에서 농성을 하고, 당 최고위원회의 역시 '국회 바닥'에서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침낭 등의 물품도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철회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규탄'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결된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 앞은 과거 꾸준히 농성장으로 변모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이곳에서 '드루킹 특검' 처리 없는 본회의 개의를 반대한다며 의원 다수가 점거한 가운데 비상 의원총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도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농성을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 앞을 점거하고 진행한 바 있다.

즉, 어느 정권에서든 야당이라면 곧잘 점거하는 장소가 바로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 앞이다.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 자체는 가로로 성인 10여명 정도면 충분히 점거할 수 있다. 인원이 더 있다면 정문 두어걸음 앞에 더욱 긴 진을 펼칠 수 있다.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겹겹이 진을 펼쳐 그만큼 견고한 인간 바리케이트를 구성할 수 있다. 최대로 동원하면 국회의원은 물론 다른 당직자, 보좌관 등까지 수백명 규모의 바리케이트도 만들 수 있다.

이번에 자유한국당의 경우 첫날인 11일 저녁 30여명 정도가 모였다. 그러면서 2열 정도를 형성해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 정문을 조금 헐겁게나마 막았다. 만약 자유한국당 의원 108명 전원에 그 관계자들까지 모이면 여러 겹의 꽤 밀도 높은 인간 바리케이트를 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가 현재 황교안 대표 등이 농성 중인 곳에만 있는 게 아니다. 황교안 대표 등이 있는 정문을 포함해 모두 5곳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들 5곳 모두 공성전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한미FTA 비준동의안과 언론 관련법 등의 입법 갈등이 빚어진 2008년 12월~2009년 1월, 당시 민주당이 점거한 국회 본회의장을 뚫기 위해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 80여명으로 모두 5개 '돌격대'를 편성하는 계획이 알려진 바 있다. 당시 A조 15명, B조 10명, C조 14명, D조 18명, E조 30명이 배정됐다는 내용이 적힌 A4 용지 종이가 한 언론에 입수돼 공개된 바 있다. 가장 수가 많은 E조가 본회의장 정문을 돌파하고, 나머지 4개 조는 측면 2개 출입문 및 국회의장석 좌우 2개 출입문을 공략할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12일부터도 공·수 양측 모두 만만찮은 전략·전술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둘 다 과거부터 대한민국 정당 규모로는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했고, 그만큼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힘겨루기를 하는, 이른바 '동물국회' 내지는 '방탄국회'의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다만 폭력 사태를 빚으면 무거운 징역 및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이 제정된 2012년부터는 과거 같은 강경 행위는 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배제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고 또 이를 막으려는 전략·전술이 어떤 형태로 펼쳐질 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향한다.

물리적 충돌이 불법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은 다음 이를 널리 알리는 것 역시 하나의 전략·전술이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올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밀집해 스크럼을 짜고는 '헌법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국회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저항권'을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양측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가장 품격 있는 전략·전술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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