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라는 의미로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손가락 사인이 백인 우월주의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이 손짓을 사용한 사관학교 생도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육군 사관학교와의 풋볼 경기를 앞두고 TV 인터뷰 도중 이 같은 수신호를 사용한 생도들에 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할 조사관을 15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육군사관학교 측도 "이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OK 사인을 한) 생도들의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양교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띤 라이벌전을 앞두고 'OK' 손짓을 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며 논란을 초래했다. 엄지와 검지를 붙여 원을 만들고, 다른 세 손가락은 곧게 펴는 손동작은 보통 어떤 일이 잘 됐음을 표시하거나, 승락을 의미하는 'OK'라는 뜻으로 오랫동안 통용돼 왔다.
하지만, 아래 쪽으로 이 같은 손 모양을 만들 경우 '백인의 힘'(white power)의 첫 글자인 W와 P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손짓이 백인 우월주의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뉴질랜드 모스크(이슬람사원) 총기난사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도 법정에 출두해 OK 사인을 만들어 보인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OK 손짓을 증오를 나타내는 기호 목록에 최근 추가했다. 다만, ADL은 웹사이트에 OK 사인이 다중적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17년 이래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이고, 악의 없는 의미로 OK 사인을 사용했는데도 인종주의자 또는 백인우월주의자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ADL은 그러면서 "OK를 상징하는 손짓은 대개 승인이나 허용이라는 전통적인 의미로 사용된다"며 "따라서, 다른 맥락상 증거가 없으면 이 같은 신호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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