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4일 첫 방영된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그로부터 닷새 뒤인 12월 19일 개봉하는 영화 '백두산'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북한이 배경인데다 북한군이 주인공이라는 것.
20세기까지만 해도 국군이 아니라 북한군이 주인공인 드라마와 영화가 나왔다면, 제작자와 감독 등은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끌려갔을 수 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를 숨겨주는 북한군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열애설을 겪기도 했던 손예진과 현빈의 캐스팅을 바탕으로 사랑의 불시착은 초반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말에는 본방송에 대한, 평일에는 재방송에 대한 온라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데, 평소처럼 인물관계도와 줄거리를 찾는 검색이 쏟아지고 있는가 하면 '총정치국장'이라는 북한군 내 직함의 뜻을 찾는 검색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극중 현빈이 총정치국장의 아들로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검색이 이어진 것.
총정치국은 총참모부, 인민무력부와 함께 북한군의 3대 군사 실무기구로 꼽히는데, 군 간부에 대한 인사권과 선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총정치국장이 3개 기구 수장 가운데 가장 실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는 손예진이 극 초반부터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대부분 북한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드라마 촬영지가 어딘지에 대한 관심도 온라인에 나타냈다. 북한과 가까운 강원도 횡성을 비롯해 충북 충주와 제주도도 촬영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방영 초반부터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에 따라 향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북한, 특히 극중 현빈이 몸담고 있는 북한군 관련 다소 낯설 수 있는 키워드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백두산'은 남북한 인물들이 힘을 합쳐 백두산 폭발에 따른 한반도의 재난 피해를 막는 스토리이다.
일단 백두산이 북한에 있고, 주인공 중 주인공이 바로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인 리준평(이병헌 분)이다. 이 밖에 리준평과 함께 남한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 등이 북한에서 백두산의 추가 폭발 등에 대처하는 작전을 펼치고, 최지영(배수지 분) 등 일부만 서울에서 고군분투한다.
즉, 주로 백두산이 가까운 북한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펼쳐지는 셈.

▶두 작품은 최근 남북관계는 북미관계까지 얼어붙은 상황에 대중과 만나기 때문에 그 '타이밍'에 관심이 쏠린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필 이 시국에?"이다.
드라마나 영화나 최소 수개월 전부터 기획 및 제작이 이뤄지기 때문에, 근래에 '시국'이 어떤 상황일 지 미리 알고 방송 및 개봉 타이밍을 조정하기는 꽤 힘들다. 아울러 두 작품은 지난해만 해도 남북관계에 훈풍이 꽤 불었던 것을 감안, 2019년 연말에도 그럴 것으로 보고 기획 및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반대 사례도 있다. 바로 2000년 9월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이다. 영화 제작 기간에는 남북관계가 꽤 굳어있다가 개봉 3개월 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고, 그 영향으로 영화도 589만명의 관객을 그러모으며 흥행 대박을 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병헌은 19년 전에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대한민국 국군 이수혁 병장 역을 맡았고, 19년 뒤에는 반대로 백두산에서 북한군으로 연기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이런 게 별 상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요즘 한국 증권 시장이 과거와 달리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의 도발에는 꿈쩍도 안 하는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 현실은 현실일뿐, 작품은 작품일뿐이라는 얘기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개봉 당시에서 무려 19년이 지난 상황이다.
또한 대북관계 악화의 정도와는 반비례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해당 드라마 및 영화의 흥행을 도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우려할 부분은 분명 있다. 최근 북미 갈등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징후가 포착되면서, 이전보다 좀 더 '강한' 북한의 도발이 12월 연말에, 그러니까 사랑의 불시착 방영 및 백두산 상영이 한창인 시기에 터져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두 작품은 흥행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랑의 불시착 및 백두산 관계자들은 올 연말이 시한으로 알려진 북미 간 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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