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서 신라와 고구려 교류 밝힐 금제귀걸이 출토 '학계 관심'

전형적 고구려산과는 다르지만 기법 모방한 흔적 보여
문화재청 "양국 교류관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걸로 보여"

포항 북구 흥해읍 대련리 신라 유적지 석실에서 나온 금제가는고리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경북 포항에서 삼국시대 신라와 고구려 간의 교류를 밝힐 수 있는 금제귀걸이가 출토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18일 (재)화랑문화재연구원이 발굴 조사 중인 포항 북구 흥해읍 대련리 유적에서 금제굵은고리귀걸이(금제태환이식) 1쌍과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2쌍, 은제팔찌 1쌍 등 장신구류와 다수의 토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련리 유적에서는 돌덧널무덤(석곽묘) 1기와 굴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식묘) 6기 등 모두 7기의 무덤이 확인됐다. 대부분의 무덤은 도굴당했지만 무너진 천장돌(개석)이 껴묻거리(부장) 유물을 덮고 있었던 4호 무덤은 다행히 도굴꾼의 손길을 피한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적에서 가장 큰 4호 무덤은 돌방 길이 5.3m, 너비 1.8m의 긴 사각형이다. 주검받침(시상)이 상하층 2겹으로 겹쳐져 있으며, 하층에서 금제가는고리귀걸이 1쌍, 금제굵은고리귀걸이 1쌍, 은제팔찌 1쌍이 발굴됐다. 또 상층에서는 금제가는고리귀걸이 1쌍이 출토됐다.

금제가는고리귀걸이의 경우 천마총과 서봉총, 보문리 부부총, 창녕 송현동 고분 등에서 비슷한 귀걸이가 출토됐으며, 금제굵은고리귀걸이도 충북 청원 상봉리, 서울 능동, 강릉 병산동 등에서 유사한 형태의 귀걸이가 출토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출토된 귀걸이가 고구려 제작 기법을 모방해 신라에서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샛장식에 새김눈금선대(각목대)가 존재하고, 샛장식 아래쪽의 원반상 장식이 생략된 점 등이 전형적인 고구려산 귀걸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샛장식은 귀걸이 고리와 드리개(매달아 길게 늘이는 물건) 가운데 부분을 이루는 장식을 말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금제귀걸이와 토기들은 경주 외곽에 해당하는 포항 일대의 굴식돌방무덤 수용 시기와 경로, 그리고 신라와 고구려의 교류관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항 북구 흥해읍 대련리 신라 유적지 석실에서 나온 금제굵은고리귀걸이.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