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로 끝난 대구경북 첫 주민소환 투표의 파장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및 기초의회에 경종을 울렸고 시정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투표 무효에 따라 투입된 시민혈세 5억 원을 낭비했고 주민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투표에 찬성한 주민 A(40) 씨는 "비록 부결됐지만 1만 명에 달하는 주민이 직접 투표현장을 찾았다는 것은 이번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고 말했다,
투표에 반대한 주민 B(51) 씨는 "이번 사태가 전국적 화제가 돼 지역 이미지에도 막대한 손상을 입혔으며 투표로 날린 혈세 5억 원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면서 "이번 사안은 당초부터 시의원을 소환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고 앞으로 지역원로와 시가 머리를 맞대고 전체 오천주민이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이강덕 포항시장은 19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야 어떻든 환경문제로 시민생활에 불편을 끼치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일부 주민의 우려의 목소리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이 시정이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천읍 문덕리를 중심으로 생활환경시설 관리 마스터플랜과 선제적·입체적 계획을 수립해 생활폐기물에너지화 시설 운영에 대한 주민 참여와 엄격한 관리체계를 통해 주민건강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소환투표 대상이었던 남구 오천읍 선거구의 박정호·이나겸 시의원도 이날 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되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투표 부결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더 소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소환을 청구한 '오천SRF반대 어머니회'의 양은향 사무국장은 이날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오천주민 생존권과 환경권을 무시하는 행정을 계속한다면 시청집회, 등교거부, 가처분신청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