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준비하는 사람에게 미래는 온다!"

이흥우(63) 농촌진흥청 전문위원, "농촌과 농업에서 우리의 미래를 봤습니다"

경북 칠곡 영지버섯농장에서 경영자문을 하고 있는 이흥우(63)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위원(사진 오른쪽). 이 전문위원은 대구경북 최고의 농업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흥우 전문위원 제공
경북 칠곡 영지버섯농장에서 경영자문을 하고 있는 이흥우(63)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위원(사진 오른쪽). 이 전문위원은 대구경북 최고의 농업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흥우 전문위원 제공

농업 전문 경영컨설턴트 이흥우(63·농촌진흥청 전문위원) 씨는 요즘 새로운 희망에 조금은 들떠 있다. 2012년 이후 농촌진흥청 경북지역 강소농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농촌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만 해도 600회가 넘는다. 1년 계약직인 강소농 전문위원을 그만큼 오래한 사람은 드물다. 당연히 한국 최고 수준의 이론과 현장 경험을 탄탄히 갖췄다.

이제 막 귀농·귀촌한 농가나 3년 미만의 신규 농가들에게는 창업아이템과 정책자금 등에 대해 안내해주고, 어느 정도 정착한 농가들에게는 가공공장 또는 농업회사법인, 영농조합법인,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법인설립에 대한 교육과 자문을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그를 만난 농가들마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면서 고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2013년 문경 오미자밸리는 주로 재배 위주였습니다. 그 때 재배만 하면 7천~8천만원 정도의 매출에 머물지만, 자녀들이 함께 참여해 택배와 온라인 마케팅을 겸한다면 2억~3억원 매출은 거뜬하고, 해외진출에 성공한다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해외진출을 강조한 셈인데요. 올해 초 스타벅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꿈'이 '현실'이 됐습니다."

이 전문위원 대구경북 최고의 농업경영컨설팅 회사를 꿈꾸고 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설 부동산연구소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필요한 자격증은 10년도 훨씬 전에 이미 따 놓았다. 수입이 오히려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컨설팅 회사를 잠시 휴업하고, 7년 간 농업현장을 누빈 이유는 최고의 농업전문 컨설팅 회사로 발돋움 하기 위한 충분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향후 20년은 충분히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이같은 투자와 노력을 가능하게 했다.

이흥우(63)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위원은 대구경북 최고의 농업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흥우 전문위원 제공
이흥우(63)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위원은 대구경북 최고의 농업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를 꿈꾸고 있다. 이흥우 전문위원 제공

▶정유회사 직원에서 거듭한 변신의 삶

만일 이 전문위원이 1, 2년 안에 농업 전문 경영컨설팅 회사를 출범시킨다면, 인생의 5번째 탈바꿈이 된다. 경주 출생인 그는 1978년 호남정유에 입사, 18년 간 근무했다. 1980년대 중반 정유산업의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선배들이 명퇴하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창업을 하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대구 1호 직영 주유소의 경영자가 되었다. 연봉에 따른 수익을 일정기간 보장해준다는 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IMF 외환위기도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전문위원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주유소 설립 및 가격 자유화 조치였다. 주유소와 '편의점 + 카센터'를 겸한 복합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으나 경영악화는 막을 수 없었다.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1999년 대구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호남정유 재직 시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와 텍사스AM, 오클라호마주립대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장남은 돈을 벌어 동생들 공부시켜야 한다"는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유학의 꿈이 좌절 됐었다.

이재규 전 대구대총장(당시 경영대학장)과의 인연으로 대학강의를 맡게 되었다. 물론 주유소 경영을 겸했다. 대학강사료 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대, 영진전문대, 구미대, 영남외대 등에서 14년 간 강의를 했다. 그토록 바랐던 대학교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대학강의 경력 덕분에 중소벤처기업청 산하 20개 기관 및 농식품부 산하 10개 기관의 심사평가위원이 될 수 있었다. 경영컨설턴트가 국가기관의 사업계획서 심사평가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강의 경력은 필수요건이었다.

"2004년 주유소를 매각하고, 경영컨설턴트로서의 삶을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경영지도사 자격과 함께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창업에서 입지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거든요. 그리고 2009년 1월 부국경영기술원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농업이 미래다!

부국경영기술원은 점포창업과 전통시장 컨설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3년 연속 대구경북 점포 컨설팅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래는 밝지 못했다. 명퇴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컨설팅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말았다. 다행히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농업을 경험했다.

"제 눈에 농업 분야는 확실히 블루오션이었습니다. 고령사회에서 80살까지는 거뜬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농촌이라는 걸 확신했습니다. 컨설팅 회사를 잠시 휴업하고, 농촌과 농업에 대해 깊이 공부하자는 각오로 농촌진흥청 강소농 전문위원에 도전했습니다."

이 전문위원은 "요즘 청년창업농에 대한 관심이 많다. 주로 30대인 이들의 절반 정도는 이미 억대 농가의 부모를 둔 청년들이어서 한국농업을 어떻게 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전문위원은 또 "벤치마킹은 너무 앞선 곳이 아니라 '내가 배울 것이 많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며 "최근 트랜드는 굼벵이 같은 식용곤충과 히카마, 백향과, 오크라, 마카, 그라비올라 등 열대작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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