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범시민운동 추진을 위한 '대구 도시농업 네트워크 컨퍼런스'가 대구시 주최, (사)대구도시농업시민협의회 주관으로 17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대구시가 도시농업을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하기 위해 마련한 이 컨퍼런스에는 대구시, 각 구군 도시농업 담당자, 대구농업기술센터, 대구시교육청, (사)자연보호대구광역시협의회, 전국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도시농업시민협의회를 비롯해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참가했다.
◇ "도시농업 선도도시로 나아가겠다"
홍석준 대구시경제국장은 "농업은 원래 우리생활의 일부였다. 산업화와 함께 생활주변에서 멀어졌지만, 농업은 인류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산업영역이다. 과거에는 농업이 식량으로써 우리 공동체를 지켜왔다면, 앞으로는 도시농업이 우리 공동체의 건강과 복지, 정서, 환경 등을 가꾸고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국장은 "대구시는 이미 담 허물기, 옥상텃밭, 도시텃밭조성, 도시농업박람회, 게릴라정원조성 등을 통해 도시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도심재생과 공동체문화회복, 자연친화적 생활 등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농업 범시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대구시는 앞으로 각 구청과 (사)자연보호대구광역시협의회, 도시농업시민사회단체,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 100㎡ 이상 유휴 공간에 5가구 이상이 참여하는 '공동체텃밭'을 조성하고, 방치된 빈집을 이용한 '빈집텃밭' 등을 통해 건강하고, 정이 넘치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 대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아파트 조경면적에 텃밭 포함을"
이재윤 자연보호중앙연맹 총재는 기조 강연에서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고, 도시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 내 텃밭 조성이 필수적이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에게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먹고자는 공간, 마치 숙소처럼 돼 버렸다. 게다가 사생활과 치안을 담보한다는 명목으로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철문을 세워 서로를 격리했다. 그 결과 아파트라는 공간은 소통과 나눔의 단절, 예의와 배려의 부족, 고독과 소외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아파트 단지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우리 가족 외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공간처럼 되고 만 것이다." 고 짚었다.
이 총재는 "공동체를 회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이 아파트의 육중한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인 것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텃밭 가꾸기이다. 그러자면 대구시 건축법 조례를 개정해, 아파트 조경면적에 텃밭도 포함해야 한다. 도시인 다수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그런 만큼 이제는 아파트가 우리 공동체를 살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아파트 조경면적에 텃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화단을 조성하고 정원수를 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지 안에 텃밭을 조성하자면 별도의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 "개인·가족 넘어 공동체 텃밭으로"
김진덕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는 "현재 도시농업은 개인과 가족중심의 폐쇄적 구조로 되어 있다. 이제는 공공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 텃밭 가꾸기 참여자뿐만 아니라 비참여자의 지지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체 텃밭이란 문화적, 사회적, 세대적으로 다양한 이웃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 자연체험, 생물다양성, 식량주권,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웃과 함께 하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서는 골목, 마을 유휴지, 공동주택, 학교, 공공기관 등 곳곳에 텃밭을 조성해야 한다. 나아가 이렇게 조성한 텃밭을 잘게 쪼개서 더 많이 분양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동공간으로 가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유 텃밭을 통해 아이들의 생태감수성과 협동심을 기르고, 공동학습과 교환이 가능하며, 음식물 찌꺼기를 퇴비화해 자연친화적이고 자연순환적인 생활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살고 싶은 마을, 달성토성마을
엄석만 대구시 서구도시재생과장은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을 제목으로 한 사례발표에서 쓰레기가 굴러다니던 골목, 사람 구경하기가 힘든 골목, 시집장가 간 딸과 아들이 찾아오기를 꺼리던 마을이 어떻게 아름다운 마을, 시집장가 간 자식들이 찾아오고 싶은 마을, 멀리서 외지인들이 구경 오는 마을로 바꿀 수 있었는지 소개했다.
골목에 꽃 정원을 조성하기 전까지 달성토성마을은 '불안, 고령화, 무관심, 체념, 쓰레기, 삭막, 도둑걱정, 화재걱정, 불신'이 전반적인 기운이었다. 하지만 꽃 화분을 하나 둘 집 앞 골목에 내놓기 시작하고, 쓰레기가 뒹굴던 후미진 빈터에 꽃 정원을 조성하면서 마을의 풍경과 기류는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달성토성마을은 마을 전체가 꽃 정원이다. 마을 내에 조성된 아기자기한 정원만 23개에 이르고, 마을 공동텃밭, 토성마을 온실까지 갖추고 있다. 골목은 어디를 가나 깨끗하고,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미소 띤 얼굴로 인사한다. 그 결과 지금 달성토성마을을 지칭하는 키워드는 '관심, 건강, 안전, 신뢰, 자신감, 자긍심, 깨끗함, 행복' 등이다. 골목마다 주민들이 나와 정원을 가꾸고 만나는 사람마다 마을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집장가 간 딸과 아들들이 손자손녀들을 데리고 무시로 찾아온다. 골목에 꽃이 피니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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