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청 서진(西進) '서대구-도심-동대구' 구도 변화는?

2030 대구 도시기본계획. 서대구-도심-동대구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대구시청이 서쪽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자리로 가면서, 서대구 축에 좀 더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일신문DB
2030 대구 도시기본계획. 서대구-도심-동대구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대구시청이 서쪽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자리로 가면서, 서대구 축에 좀 더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일신문DB

22일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예정지로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자리가 선정됐다. 새로운 청사를 건립한다는 사실만큼, 시청이 수십년만에 이전한다는 사실에도 방점이 찍힌다. 후자에 좀 더 시선이 쏠린다. 시청만 가는 건 아닐터여서다. 그에 따른 대구라는 도시의 '구도'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아 옛날이여" 경북도청도 가고 대구시청도 가고

앞서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4개 구·군(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의 처지를 살펴보자. 달서구는 일단 주인공이 됐고, 최소 수년짜리 설렘도 얻었다.

달성군이야 원래 없던 대구시청이 계속 없는 것이고, 북구야 3년 전에 왔던 대구시청 별관이 잠깐 머물다 떠나는 것이다.

반면 중구는 좀 다르다. 신라 때 대구라는 지명이 등장한 이래로 상당한 시간 동안 대구의 중심지에 속했고, 특히 조선 때 대구읍성이 만들어지고 경상감영이 설치되고부터는 대구를 대표하는 관공서 건물이 늘 공고히 자리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앞서 포정동에 있던 경북도청을 북구로 떠나보낸데 이어(경북도청은 다시 경북 안동으로 가긴 했다), 이번엔 동인동 소재 대구시청을 달서구로 떠나보내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과거 인천, 대전, 광주의 경우 시청 이전에 상권도 꽤 따라가는 현상이 목격된 바 있다. 이게 대구에서도, 정확히 말하면 대구 중구에서도 되풀이될 지에 시선이 향한다.

앞서 대구는 경북도청 바로 옆 향촌동에서 대구시청 바로 아래 동성로로 도시 최대 번화가가 이동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는 중구 안에서 이뤄졌다. 그랬던 중구는 이번에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대구시청이 서진(西進)한다. 거리로 따지면 5km가 조금 넘는다. 네이버지도
대구시청이 서진(西進)한다. 거리로 따지면 5km가 조금 넘는다. 네이버지도

◆'서대구-도심-동대구' 맥락 달라지나?

그러나 대구는 오랫동안(향촌동 이후) 동성로가 대구시민들의 유일한 '시내'로 통용된 바 있다. 동성로는 전국적으로 봐도, 그러니까 서울의 큰 번화가들과 견줘봐도 꽤 크고 넓은 골목 상권인데, 따라서 시청이 가더라도 상업 기능 자체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 인천의 시청 이전은 대한민국의 성장기인 1985년에 이뤄졌고, 대전과 광주의 경우 시청이 신도시(대전시청은 둔산신도시, 광주시청은 상무지구)로 갔기 때문에, 당연히 이전한 시청 주변엔(시청 때문만이 아니라, 호황 덕분에 및 신도시 개발 덕분에) 큰 상권이 형성될 수 있었다. 지금의 대구는 상황이 분명 다르다.

위에서부터 인천시청, 대전시청, 광주시청. 매일신문DB
위에서부터 인천시청, 대전시청, 광주시청. 매일신문DB

다만 대구시청이 가는 옛 두류정수장 자리 북쪽에는 서대구KTX역이 들어서는데다 그 일대가 상권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이고, 그보다 앞서 반대편 동쪽 동대구KTX역 일대도 상권이 다시 움트고 있다. 2030 대구도시기본계획만 봐도 대구 중심에는 '서대구-도심-동대구'라는 축이 만들어지는데, 1년 전인 2018년 작성된 이 계획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대구시청의 서진'이라는 변수가 이번에 더해지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대구의 전통적 특징이었던 '강한 도심(동성로)'이 동서로 조금씩 분할되는 구도 역시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물론 크게 보면 이들 셋을 합쳐 기존보다 넓은 대구 대표 도심이 형성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더는 성장이 어려운 시대에 한정된 자원이 도시 안에서 위치 이동만 해 자칫 '도심공동화' 같은 현상도 우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