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구철의 富의 비밀수학] 현대판 '사사오입' 연동형 비례대표제

차라리 대통령 임기도 득표비율로 나눠라
석패율? 누가 정치인 낙선을 안타까워하나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완전이든 불완전이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민의가 제대로 반영된다는 주장이 발단이다. 등가성이니 비례성이니 하는 수학적 표현이 동원된다. 사표도 방지할 수 있단다. 의문이 생긴다. 그렇게 좋은 제도를 왜 다른 선거에는 적용하지 않는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신을 살려 대통령 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에도 적용해 보자. 대통령, 광역, 기초 단체장 임기를 득표율에 따라 나눠준다. 완전연동형 비례라면 한달 두달짜리 대통령이 탄생한다. 임기를 나누지 말고 자리를 나누면 어떨까? 1위 대통령, 2위 국무총리, 3위 국정원장, 4위 대통령 비서실장, 각료도 득표율에 따라 배정한다. 군소정당도 득표율에 따라 국정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선, 지방선거에는 적용하지 않나?

논리적, 현실적 흠결 투성이기 때문이다.

표의 등가성이 중요하다면서 왜 의석의 등가성은 무시하는가? 100석 거대 정당은 국정 참여가 철저히 봉쇄되고, 10석 정당은 장관의 생사를 좌우한다. 석패율? YS, DJ를 마지막으로 정치인이 선거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이권 챙길 가족 친구나 아쉽지.

선거제도와 정치과정은 간단 단순 명료해야 한다. 전원 지역구 의원인 영국과 미국은 200년 이상 민주주의 선진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 두 나라만 독재 정권이 없었다. 한국에서 유신 때 비례대표 의원이 가장 많았고, 5공 때 군소정당이 국회에 가장 많이 진출했다. 비례대표의 계산식은, 국민이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여권 정당' 대표가 말했다 한다.

정치는 수의 '예술'이지 '수학'이 아니다. 정치에 수학적 엄밀성을 적용한 결과가 사사오입 개헌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1세기판 사사오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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