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로들이 "자유한국당의 제21대 총선 공천, 특히 대구경북(TK) 공천이 궁금하면 2000년을 되돌아 보라"고 입을 모은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이회창 전 총리의 공천 모델을 배우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분이 완전히 성공한 분은 아니라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지만, 총선 승리를 이끈 모델을 배울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이회창 모델'은 2000년 16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총재가 단행했던 '물갈이'다.
이 총재는 자신의 최측근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임명해 김윤환·이기택 고문 등 양대 계파 수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중 구미의 김 고문은 이 총재를 대선 후보로 만든 민정계 '보스'이자 TK 정치권의 거목이었던 탓에 정가의 충격은 상당했다.
이외에도 대구에서 두 차례나 내리 무소속으로 당선하고 1996년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에 입당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인 서훈 의원을 비롯해 박세환, 임진출, 박창달 의원과 이원형, 정상태 지구당위원장 등이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 공천은 차기 대권을 목표로 하는 '대국민 메시지' 공천이라는 점에서 2000년 공천과 비슷한 형국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2000년에는 '정치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거물을 치는 형식이었다. 제왕적 총재라고 불렸던 이 총재만큼 기반이 공고하지 못한 황 대표는 조금 더 정교한 방식, 이를테면 시스템에 의한 물갈이를 할 것으로 보이며 TK에서는 절반 가까이를 솎아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정당은 대개 선거 때마다 40%대 교체율을 보이고, TK에서는 더 높은 편이다. 문제는 교체율이 아니라 누구를 내보내고 그 자리에 어떤 사람을 채우느냐이다"면서 "사천(私薦) 논란 없이 '이회창 모델'을 따르려면 먼저 '절대황정'(絶對黃政)에 고개 숙인 '진박' 그룹부터 정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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