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성폐광산 갱내수·인근 하천수 중금속 검출 다시금 확인

갱내수·계곡수에는 기준치 초과한 카드뮴·6가 크롬 등 8종 검출, 농도도 하천의 수십배
상원천 망간·철·아연 등 5종, 신천 상류 4종 검출…“시민 건강에 유해한 수준 아냐”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폐광산 침출수 유출 현장을 찾은 정경윤(맨 왼쪽) 대구지방환경청장이 폐광산 입구 인근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폐광산 침출수 유출 현장을 찾은 정경윤(맨 왼쪽) 대구지방환경청장이 폐광산 입구 인근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폐광산 유출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로를 준설하고 하수처리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사유지 굴착이 필요하다 보니 관로 연결이 쉽지 않아 민간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달성폐광산 갱내수와 인근 하천수에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매일신문 12월 9일 자 1·3면)이 알려지면서 23일 오후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과 임영철 광해관리공단 영남지사장, 대구시 및 달성군 관계자들이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 위치한 달성폐광산을 현장 방문했다.

이날 광해공단 관계자는 "매일신문 보도 후 달성폐광산 유출수가 정상적으로 자연정화시설로 유입되도록 보수 공사를 마쳤다"면서 "내년 초쯤 실시설계와 부지매입에 들어갈예정이며 이후 자연정화시설을 물리화학시설로 교체하는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상원천의 중금속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중금속이 일정 부분 희석된 하천수에서도 4~5종의 중금속이 나왔고, 특히 희석되기 전인 갱내수와 계곡수에는 많게는 하천수 수질기준을 20배 이상 초과하는 고농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폐광산 침출수 유출 현장을 찾은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이 폐광산 입구 인근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3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폐광산 침출수 유출 현장을 찾은 정경윤 대구지방환경청장이 폐광산 입구 인근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보건환경연구원은 상원천 합류 지점과 상원교, 중앙교, 파동교, 신천 상류까지 5개 지점에서 하천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5곳 모두에서 아연과 황산염이온, 철, 망간 등 4종의 중금속이 공통적으로 검출됐다. 구리(동)는 상원천 합류 지점과 상원교 2곳에서만 검출됐다. 파킨슨병 유발 물질로 알려진 망간은 갱내수와 상원천 합류 지점에서 1.501㎎/ℓ를 기록했으나, 상원교 지점에서 0.899㎎/ℓ로 낮아졌으며, 파동교에서는 0.003㎎/ℓ만 검출됐다.

다만 하천수에서 검출된 중금속 5종은 환경정책기본법상 하천 수질에 규정된 '사람의 건강보호 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것들이어서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 관계자는 "시민 건강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금속이 하천에서 희석되기 전 상태인 갱내수와 계곡수에는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이 나왔으며, 농도도 하천수의 수십 배에 이르는 등 오염이 심각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중금속이 함유된 물은 인근 토양까지 광범위하게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

달성군청이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갱내수와 계곡수의 중금속 포함 여부를 조사한 결과 하천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6가 크롬과 카드뮴, 니켈을 포함한 8종의 중금속이 나왔다. 특히 6가 크롬과 카드뮴은 각각 하천수 수질 기준을 1.4배, 21.2배 초과했다. 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두 중금속은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추창오 안동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하천에서 중금속이 상당 부분 희석되더라도 유출 지점부터 상원천 합류지점까지의 구간은 중금속 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오랜 기간 조금씩 유출되는 폐광산 갱내수는 인근 토양과 하천에 점진적으로 확산해 마을을 황폐화시키지만 제대로 된 원인 규명조차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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