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착역 향하는 '패트' 국면…'4+1' 선거법 합의

기존 지역구+비례의석 유지하면서 비례에 연동형 의석 30석 적용, 석패율제는 미도입
한국당 본회의 상정시 결사저지…필리버스터 응수 예정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오른쪽)과 박주민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오른쪽)과 박주민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4+1 선거법 및 검찰개혁법안' 합의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23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의 최종합의안을 마련하고 본회의 처리를 시도하면서 '패스트트랙' 국면이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다.

◆4+1 협의체 선거법 합의…마지막 본회의 관문 넘을까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4+1 협의체'는 23일 연쇄 회동을 갖고 선거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본회의 상정에 나섰다.

4+1 협의체는 공직선거법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지역구 253+비례대표 47)대로 유지하되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연동률 50%)로 제한하고 석패율제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수정안을 확정했다.

또 검찰개혁 법안인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도 공수처의 기소 판단에 대해 심의하는 기소심의위원회를 따로 두지 않기로 하는 등 합의를 도출했다.

민주당은 쟁점법안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문 의장은 법안 의결정족수가 채워지면 본회의를 연다는 방침을 알렸고 이날 오후 7시 본회의가 예고됐다.

자유한국당은 긴급 의원총회 등을 열고 법안 처리 저지에 당력을 집중했다. 황교안 대표는 4+1 협의체의 선거제안 협상에 "우리 헌정사상 가장 추한 야합 막장 드라마가 되고 있다. 온갖 명분도 다 내팽개치고 이제 한 석이라도 더 건지겠다고 하는 탐욕밖에 남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여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을 통해 이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실제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이른바 '비례 한국당'을 만들어 자당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도입 효과를 사실상 없애기로 했다.

◆'게임의 법칙' 깬 정치적 야합 비판 넘을지 주목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은 여야 간 합의처리가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다. 선수들이 모두 동의하는 '게임의 법칙' 하에서 경합을 치러야 결과에 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4+1 협의체'가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면서 여야 간 격렬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정치권에선 국회 의석분포에 따라 선거법이 요동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4+1 협의체'의 시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4+1 협의체'가 합의한 최종 수정안이 애초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했던 원안에서 한참이나 후퇴한 내용이라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당은 원내의석 108석의 제1야당을 배제한 일방적인 선거법 처리시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소정당 난립과 위헌소지를 언급하며 결사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4+1 협의체가 밀어붙이고 있는 선거법은 좌파 장기독재의 길을 열어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당직자는 "국민의 선택에 따라 국회 의석 중 3분의 1이상을 획득한 공당을 배제한 '게임의 법칙' 논의는 그 자체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4+1 협의체' 야합의 목적은 정치개혁도 아니고 몸집불리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죽을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여당 일각에서도 선거법 일방처리는 뒤가 개운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원내 제1당 자리를 내주거나 의회 내 입지가 축소됐을 때 현재 여당이 밀어붙이는 똑같은 논리로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검찰개혁이 이렇게 무리수를 동원해 군소야당의 힘을 빌릴 만큼 절실하냐는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 "패스트트랙 강행처리 시도가 자칫 검찰을 견제하려는 여당의 의지와 비례대표 배분방식을 바꿔 몸집을 키우려는 군소정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정치적 야합으로 비칠 수 있다"며 "여론이 돌아서고 견제심리에 따른 보수진영 결집으로 이어질 경우 당에 득이 될 지 의문"이라고 경계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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