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다들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뭐… 솔로라 웁니다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고보니 2019년이 1주일정도밖에 남지 않았네요. 이쯤되면 이런저런 매체에서 올 한해를 정리하는 말들을 발표하곤 하죠. 특히 교수신문이 발표하는 사자성어가 많은 주목을 받습니다. 올해는 '공명지조'라는 사자성어가 뽑혔는데요, 공명지조는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한 많은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입니다.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심각한 이념 분열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라는 게 선정된 이유라고 합니다.
전반적인 대한민국 상황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는 '공명지조'로 나타났는데, 제 전문 분야인 대중문화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는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을 해 봤습니다. 그래서 선정한 사자성어는 바로~
'외화내빈'입니다.
'외화내빈'이란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가난하다'는 말인데요, 쉬운 말로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있죠.
올해 한국 대중문화를 살펴보면 영광의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맵 오브 더 소울:페르소나' 앨범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두 번째로 기록함과 동시에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에서 수상기록을 올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죠. 여기에 덧붙여 몬스타엑스, 슈퍼엠 등 우리나라 아이돌들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한국영화는 또 어떤가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영화 시상식에서도 여러 상을 수상하고 있죠. 심지어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죠. 산업적으로 보면 올해 영화는 1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만 5개이며, 한 해 역대 최다 관객인 2억2천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보면 우리나라 대중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뻗어나가는 한 해로 기록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깎아내리다 못해 한국 대중문화의 근간까지 위협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대표적인 게 '버닝썬 게이트'와 '프로듀스 101 전 시즌 조작'사건이죠. '버닝썬 게이트'는 빅뱅의 승리를 비롯한 일부 가수들이 얼마나 일탈에 젖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이 때문에 많은 음악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버려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또 국민프로듀서가 뽑는 걸로 알고 있던 '프로듀스 101'의 아이돌들이 사실은 제작진의 조작으로 뽑혔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많은 국민프로듀서들이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 두 사건은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의 도덕적인 근간을 흔들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죠.
산업적인 근간을 흔들어버리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터진 '음원 사재기 논란'과 더불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한국 대중문화의 큰 축인 영화와 음악의 기둥뿌리를 좀먹고 있습니다. 사재기와 독과점 논란 때문에 음악계와 영화계 모두 '중박 컨텐츠'가 사라지면서 다양성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죠.
가장 심한 곳은 바로 TV를 비롯한 미디어 분야입니다.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의 거센 파도, 그리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 이 때문에 신문과 TV같은 올드미디어들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그나마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일부 웰메이드 드라마들이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오래 갈 거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2019년 마지막 '아니면 말고', 재미있게 보셨나요? 남은 2019년 마무리 잘 하시구요, 2020년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번 아니면 말고,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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