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밥그릇 싸움 '지친다'…선거법 표결 27일 전망

25일 자정까지 공직선거법 개정안 찬반토론…27일 본회의에서 표결처리 예정
여 "한국당 타협 기회 스스로 걷어 차", 야 "연동형 비례대표제 위헌"
민생법안 뒤로 한 채 이전투구식 대결정치 일관에 자성 목소리도

25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25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피곤한 듯 자리에 엎드려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사흘째 이어진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토론을 들으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성탄절·송년 특수가 사라졌다는 아우성 속에 심각한 경기 침체 국면이 닥치면서 국민들이 사상 유례없이 어두운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국회는 국민들의 정서와는 아랑곳없는 '선거법 밥그릇 싸움'만 벌였다.

27일로 예정된 '지체 없는 표결처리'를 앞두고 여야는 25일 자정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을 뼈대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공허한 찬반토론'을 이어간 것이다.

국민은 이해도 못하는 '요지경 선거법'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도 크지만, 여당의 일방통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감도 겹쳐져 '국회에 대한 국민적 혐오'가 확산하고 있다.

성탄절인 25일에도 국회는 의원들간에 거침없는 날을 세우며 난장판을 보였다. 필리버스터가 계속되는 가운데 본회의장에서는 토론자로 나선 의원뿐 아니라 자리에 앉은 의원들이 의사진행에 항의 표시를 하면서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이러려고 30년 세월을 정치했나"라고 공세를 퍼부었고 선거법에 대해서는 "지역구 투표에 비례대표 투표를 연결하는 순간 위헌"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의 의미를 담아 '6천411초'동안 발언했다. 이 의원은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은 20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전례 없는 불황으로 국민의 지갑이 얇아질 대로 얇아진 연말임에도 여야가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뒤로 한 채 '종료시점이 정해진 무제한 토론'으로 헛심을 쓰는 모습을 연출하자 정치권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지역민의 숙원인 포항지진특별법의 본회의 상정여부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게임의 법칙'을 다루느라 여야가 최소한의 품격조차 내려놓은 국면이지만 지금 같이 누가 봐도 탄식이 나올만한 '눈 가리고 아웅 정치'를 한 전례는 드물다"며 "여야가 이전투구식 밥그릇 싸움에 앞서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최소한의 밥값은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이 새롭게 소집을 요구한 임시국회는 26일 시작하지만 본회의 개의와 선거법 표결은 27일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발의한 탄핵소추안 표결 시한이 26일까지라 여당이 이 시한을 피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미 선거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카드를 써버려 27일 이른바 '4+1'이 주도해 만든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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