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소변에 담긴 건강정보…색깔·배뇨 자세에 주목

반려견의 소변의 색을 관찰하면 다양한 질병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 약간 노랗고 투명하며 냄새가 적은 소변이 건강한 소변이다. ( 사진이미지: sutterstock)
반려견의 소변의 색을 관찰하면 다양한 질병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 약간 노랗고 투명하며 냄새가 적은 소변이 건강한 소변이다. ( 사진이미지: sutterstock)

해피(3)가 내원했다. 보호자는 평소 건강했던 해피가 소변색이 붉고 기운이 없다고 했다. 검사 결과 해피는 양파 중독으로 적혈구가 파괴돼 혈색소뇨와 빈혈이 진행 중이었다. 보호자 분에게 검사 결과를 알려드리자 보호자는 그제야 며칠 전 해피에게 불고기를 먹였던 사실을 떠올렸다. 불고기 양념에 포함된 양파가 붉은 소변의 원인이었다.

반려견의 소변의 색과 배뇨하는 자세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건강 정보들을 알아보자.

건강한 소변은 맑다. 약간 노랗고 투명하며 냄새가 적은 소변이 건강한 소변이다.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고 물처럼 투명한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를 다음다뇨라 한다. 당뇨병, 쿠싱병이 의심된다.

소변색이 짙다는 것은 소변의 농축과 수분 섭취 부족을 의미한다. 신장 질환, 결석, 심장질환, 비만한 동물에게는 매우 불리하다. 수분 섭취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변이 뿌옇게 탁하다면 방광 내 슬러지(단백질 찌꺼기)가 많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단백뇨와 방광염이 의심된다. 다만, 과영양이 지속되면 소변의 탁도가 증가하기도 한다.

오렌지색, 갈색, 붉은 소변은 근색소 또는 혈색소를 의미한다.(사진이미지: sutterstock)
오렌지색, 갈색, 붉은 소변은 근색소 또는 혈색소를 의미한다.(사진이미지: sutterstock)

소변색이 유난히 노랗다면 황달을 의심할 수 있다. 담즙의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배설되어 유난히 노란색을 띄게 된다. 색소가 포함된 간식이나 비타민 영양제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노란 소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담즙의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배설될 때 소변이 산성일 경우 빌리베르딘 성분으로 변하면서 소변이 녹색을 띄게된다.

소변이 마르면 소금처럼 반짝거리는 경우 소변 내에 무기질(크리스탈) 성분이 많음을 의미한다. 크리스탈뇨는 결석의 전단계이므로 수분 섭취를 늘려 소변이 묽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소변이 붉은 경우 근색소 또는 혈색소를 의미한다. 근색소뇨는 심한 운동 후,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 열사병, 고열을 동반한 질병 상태에서 근육 세포 파괴로 인해 근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경우이다.

혈색소뇨는 적혈구가 파괴되는 면역매개성용혈성질환(IMH), 약물에의한 용혈, 진드기매개 원충감염에 의한 용혈, 양파중독이 있을 경우 혈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경우이다.

소변에 피가 발견된다면 방광염, 방광종양, 요도염, 결석, 전립선비대 등으로 방광 또는 요도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겼을 수 있다.

소변 전체가 혈액인 혈뇨의 경우 심각한 신장의 신세뇨관 손상과 심한 방광의 출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반려견의 배뇨 자세와 행동들을 관찰하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사진이미지: sutterstock)
반려견의 배뇨 자세와 행동들을 관찰하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사진이미지: sutterstock)

배뇨를 불편해한다면 결석, 수컷의 전립선 비대, 암컷의 질비대, 방광과 전립선의 종양, 고양이 배뇨장애증후군(FLUTD)의 가능성이 있다.

소변이 방울방울 맺히는 경우 배뇨가 깔끔하지 못하고 스며나오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방광염, 요도염, 요도 결석, 디스크 질환, 노령 동물에서 관찰된다.

잠자면서 소변을 보거나,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실례하기도 한다. 요도괄약근의 조절 능력이 약화되는 기력저하, 디스크질환, 노령견의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서 관찰된다.

개는 낯선 공간에 가면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경향이 있다. 내원 전 소변을 보지 않고 병원에 오면 신선한 소변을 채취해 소변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신선한 소변은 성분검사와 세포검사, 결석검사, 종양검사가 가능하다.

고양이는 생식기를 모래에 밀착하여 볼일을 보기 때문에 소변을 관찰하고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고순도의 벤토나이트 모래를 이용하여 굳어진 소변덩어리를 관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고양이는 생식기를 모래에 밀착하여 볼일을 보기 때문에 소변을 관찰하고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고순도의 벤토나이트 모래를 이용하여 굳어진 소변덩어리를 관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이미지:sutterstock)

낯선 병원을 내원한 고양이에게서 신선한 소변을 채취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정에서도 배뇨할 때 생식기를 모래에 밀착하여 볼일을 보기 때문에 소변을 관찰하고 깨끗하게 채취하기가 쉽지않다.

이때 고순도의 벤토나이트 모래를 제공해 소변 직후 굳어진 소변 덩어리를 관찰한다. 소변덩어리가 작아졌거나 여러 개라면 수분 섭취 부족과 배뇨의 불편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 덩어리가 단단하지 못하다면 단백뇨와 방괌염을 의심할 수 있다.

수컷 고양이는 체형에 비해 요도가 매우 가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고양이는 물 섭취가 줄고 배뇨 간격이 길어질수록 소변이 농축되며 방광염이 잘 발생한다.

고양이 방광염은 고양이배뇨장애증후군(FLUTD)의 주원인이 된다. 고양이가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며, 배뇨 자세를 오래 취하거나, 통증을 호소한다면 FLUTD를 의심하여야 한다. FLUTD는 급성신부전으로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수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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