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유난히 초콜릿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 탓도 있겠지만 볼 때마다 새롭게 읽혀지는 영화의 이야기들은 그때마다 각기 다른 여운을 주었다. 이 영화는 개개의 인물보다는 인간 세상을 그려 놓은, 그러나 현실과는 조금은 다른, '권선징악'의 내용을 품고 있다고 최소한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다.
◆초콜릿공장을 찾은 다섯 아이들
인간의 배신을 맛 본 초콜릿 공장의 사장은 공장의 모든 사람들을 해고 한다. 대신 열대 우림지역에서 맛없는 애벌레 등을 먹고 사는 한 종족과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카카오 열매'를 평생 주는 것을 조건으로 이른바 종신 계약을 한다. 그 부족원들은 불평도 없다. 그렇다고 타인의 눈을 속이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일을 성실히 하고 약속한 대가를 받아갈 뿐이다. 초콜릿 공장의 사장이 이제껏 보아왔던 '보통'의 인간들과는 다른 '새로운' 부류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초콜릿 공장의 사장은 이른바 황금 스티커가 들어 있는 초콜릿을 찾는 5명의 아이들에게 공장 방문 및 경영이라는 막대한 부상을 내건 한 가지 이벤트를 벌인다. 하지만 이 이벤트는 처음부터 사장의 철저한 계산 아래 이루어져 '배달되어져야 할 아이들' 손에 쥐어지게 된다. 무슨 대회에서건 1등을 해야만 하는 승부욕에 불타는 아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야 하는 이기적이고 소유욕이 강한 아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탐욕스런 아이, 자신의 똑똑함을 자랑하고픈 아이, 그리고 손자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내어주신 마지막 동전 한 닢으로 마지막 티켓을 갖게 된 순수한 눈을 가진 아이, 찰리.
이렇게 다섯 명의 아이들이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그들은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초콜릿 공장의 커다란 철문 안으로 들어가며 각자 당연히 갈 곳을 간다는 모습으로 공장의 눈 덮힌 넓은 마당에 발을 딛는다. 단 한명,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충분히 행복한 찰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찰리에게 초콜릿 공장을 함께 하자고 제안
그들이 도착한 곳은 초콜릿 그 자체였다. 끝없이 흐르는 초콜릿 강은 물론, 여기저기 나무에는 온통 화려하고 맛있는 것들 투성이었다. 아이들은 사장의 뒤를 따라 공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어느 한 지점에 도착하면 사장은 아이들에게 '~~~는 하지 않도록 조심해, 주의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하지만 승부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네 명의 아이들은 매순간의 고비마다 그 주의 사항을 지키지 못해 벌칙을 받게 되고, 열대우림에서 온 부족원들은 그 옆에 모여 '이미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며 노래를 부른다. 오직 찰리만이 사장의 주의 사항을 잘 따라 벌칙을 받지 않았다.
그렇게 찰리를 제외한 네 명의 아이들은 모두 벌칙을 받아 공장을 들어설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공장을 나오게 되지만 찰리만은 행복에 가득 찬 모습으로 그 공장을 나오게 된다. 마치 단테의 "신곡" '제7편' 9계층의 지옥 중 지옥에 속하기는 하나 아직 죄를 짓지 아니한 자, 즉 갓 난 아이와 같은 '림보(Limbo)' 단계에 있는 것처럼. 나머지 아이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단테의 지옥편 중 '탐욕'에 속하지 않을까. 영화 첫머리에서 찰리의 황금 스티커를 보고 싼값에 사려고 서로 밀치던 어른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초콜릿 공장의 사장은 마지막 승자인 찰리에게 약속대로 초콜릿 공장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지만, 지금 찰리가 식구들과 살고 있는 낡고 허름한 집을 나와 초콜릿 공장에서 자신과 함께 지내면서 공장을 함께 운영해 간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이러한 조건에 찰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 없이 혼자 갈 수는 없다. 가족 없이 혼자 가야 한다면 초콜릿 공장을 포기 하겠다'라고 이야기 한다.
말간 눈동자에 흔들림 하나 없이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 하는 찰리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사장은 기억에서 애써 지우려 했던 어린 시절로 소환되고, 현재의 아버지를 만나 그때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아직까지도 아버지가 나를 기억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심정의 변화로 찰리가 살던 집은 초콜릿 공장 안으로 그대로 이사를 하게 되고 초콜릿 공장의 사장과 찰리는 서로를 아끼는 가족이 있는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있는 공장으로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내리게 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대표적으로 나오는 음식, 과자를 꼽으라면 아마도 황금 스티커가 들어있는 커다란 판초콜릿 일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는 이미 템퍼링을 마쳐 녹여서 붓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의 초콜릿 만들기 재료들이 너무나 많이, 그리고 잘 나와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초코컵케잌"을 만들어 볼까 한다. 한 번 만들어 보면 입안에서의 반전에 반해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조차도 다시 찾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레시피를 적어 본다.

베이킹스튜디오 '쿠키공장by준서맘' 원장 정다운

<재료>(컵케잌 12개 기준)
① 초코 컵케잌: 버터 320g, 다크 초콜릿(55%) 172g, 설탕 300g, 달걀 180g, 바닐라 빈 1/2개
박력분 128g, 코코아 파우더 32g, 베이킹 파우더 12g
② 마카다미아 트러플: 다크 초콜릿(55%) 98g, 카카오 매스 8g, 생크림 105g
마카다미아 12개
③ 다크 초콜릿 가나슈: 다크 초콜릿 250g, 생크림 300g, 버터 18g, 슈가 파우더 62g
④ 장식: 카카오 매스, 우박설탕 등

<만들기>
① 마카다미아 트러플 만들기
분량의 다크 초콜릿과 카카오 매스에 뜨겁게 데운 생크림을 부어 매끈하게 녹이기
-> 넓은 그릇에 랩을 깔고 녹인 초코 반죽을 붓고 냉장실에서 구덕구덕하게 굳히기
-> 꾸덕꾸덕하게 굳은 초코크림은 15g씩 나누어 150℃ 오븐에서 5분 구워 준 마카다미아를
한 개씩 넣고 동그랗게 만들어 마카다아아 트러플 완성하기, 사용 전까지 냉장 보관

② 초코시트 만들기
미리 중탕으로 녹혀 미지근하게 식혀 둔 버터와 다크 초콜릿을 볼에 담기
-> 설탕을 나누어 넣으며 설탕 알갱이가 잘 녹도록 저어 주기
-> 설탕 알갱이가 거의 녹았으면 분량의 달걀을 조금씩 나누어 넣어 설탕 알갱이가 만져지지
않을 정도의 잘 섞어 주기(노른자 먼저 넣기-> 흰자 나누어 넣기)
-> 여기에 미리 체 쳐둔 가루류를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실리콘 주걱으로 다시 한 번
가볍게 섞어 주기
-> 유산지를 깐 머핀 틀에 매끈하게 잘 섞인 반죽 80% 붓기
-> 팬닝이 끝난 반죽은 틀째 들고 바닥에 가볍게 2-3번 쳐 반 죽 속 큰 공기 방울을 터트려
준 다음 180℃로 예열된 오븐에서 17분간 굽기
-> 미리 만들어 놓은 마카다미아 트러플을 머핀에 하나씩 넣어 준 다음 5분 더 구워 주기
-> 다 구워진 머핀은 틀 채 잠깐 식힌 후 틀에서 꺼내 식힘망에 올려 식히기

③ 다크 초콜릿 가나슈
깊이가 있는 그릇에 분량의 다크 초콜릿과 카카오 매스를 넣기
-> 뜨겁게 데운 생크림을 붓고 바믹서로 거품이 일지 않도록 주의하며 섞어 초콜릿 녹이기
-> 초코크림이 체온 정도로 식으면 포마드 상태로 준비한 버터를 넣고 다시 한 번 섞기
-> 체에 친 슈가 파우더를 조금씩 나누어 넣으며 거품기로 가볍게 섞어 다크 초콜릿 가나슈
완성, 냉장고에서 프로스팅에 알맞은 굳기로 굳히기

④ 완성하기
마카다미아 트러플을 품은 초코 컵케잌이 한 김 식으면 밀봉해 실온에서 하루 숙성 시킨 후
적당한 굳기의 다크 초콜릿 가나슈를 컵케잌 위에 올려 원하는 모양대로 프로스팅 하기.
여기에 원하는 장식을 더해 완성하기
준서맘의 팁
정말이지 초코가 덕지덕지, 그냥 초코향만 나는 초코 과자와는 차원이 다른 초코 컵케잌이랍니다. 다만 초코의 양이 너무 많아 진정한 초코 덕후가 아니시라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드시는 것은 주의 부탁 드려요. 완성된 컵케잌은 완전 밀봉, 밀폐통에 담아 냉장 보관하시면 일주일 정도는 거뜬하니 달달한 초코와 커피가 마구 땡기는 날 예쁜 그릇에 담아 혼자만의 호사를 누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각기 다른 세 가지의 농도와 질감의 초코를 찾아내는 재미도 함께 느껴 보세요.
아참, '마카다미아 트러플'은 기호에 따라 다른 트러플을 넣어 만들어 주셔도 아주 좋구요, 바닐라 익스트렉을 사용하시거나 없다면 생략하셔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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