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순서
〈1〉 새마을운동 50년, 태동과 발자취를 찾아서
〈2〉 지구촌 밝히는 새마을운동, 국가 브랜드로
〈3〉 새마을운동, 미래 100년 향해 도약한다
〈4〉 청도 새마을운동은 '주민주도운동'
〈5〉청도 신도마을정신, 세계로 전파하다
〈6〉 포항, 새마을로 시작해 포스코까지
〈7〉 포항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
〈8〉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의 의미
〈9〉 구미, 제2의 새마을운동 정신 펼친다
지난 1971년 9월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앙부처 장관과 전국의 시·도지사, 시장·군수들을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에 모아 놓고 비교행정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전국의 시장·군수는 문성리와 같은 새마을을 만들어라. 자조, 자립, 협동정신이 곧 새마을정신이다"고 지시하고, 처음으로 새마을이 어떤 마을이며 새마을정신이 무엇인지 직접 강조했다.
앞서 1970년 4월 22일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열린 지방장관회의에서 "새마을 가꾸기 운동이라 해도 좋고 알뜰한 마을 만들기라 해도 좋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 후 1년 동안의 사업을 평가하는 지방장관회의를 통해 포항 기계면 문성리의 탁월한 성과가 전국 농어촌의 모범사례가 돼 본격적인 새마을 운동이 벌어졌다.
이렇게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초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 주민들이 하나가 돼 당시에 국민적 여망이었던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며 자발적으로 일으킨 자체 움직임의 불씨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문성리를 직접 방문해 전국적인 운동으로 점화시킨 것이다.
지난 1960년대 초 종합적인 경제개발계획의 추진과 지역사회개발운동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하려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 이전의 어려운 정치·사회·경제적 상황이 누적된 상태에서 벗어나서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겠다는 열망에서 비롯됐다.
당시 주종산업인 농업은 특유의 저생산성, 기후조건과 같은 자연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점 등으로 인해 농업의 집중적인 성장을 통한 국민소득 수준의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전망도 없었다.
여기에 국민소득 수준을 급속히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 경제개발 정책은 대외지향적인 수출 위주의 개발전략을 선택했지만 산업발전의 불균형을 초래해 이러한 문제점도 해소해야 했다.
따라서 산업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농업부문의 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 목적으로 시도된 정책이 바로 '새마을운동'이었다.
이러한 1960년대의 시대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농촌에서는 지역사회 개발운동의 한 형태로 마을의 소득증대 등을 통한 농촌마을의 자구책으로 마을단위 사업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포항 기계면 문성리 주민들은 1967년부터 전답수리, 양수기전력 증설, 지붕개량, 양계농가 확대, 양송이 재배 등 주로 환경개선사업과 소득증가 등을 적극 펼치며 이미 1970년에는 마을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로도 지붕개량, 길 넓히기, 성토 및 확장, 공동우물보수, 동회관 및 창고신축, 부엌개량, 화장실 개량 등 마을주민들의 자조적인 새마을 가꾸기 운동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후로 1971년 처음으로 새마을운동 사업에 대한 평가에서 훈장을 받는 등 기계면 문성리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농한기를 이용한 새마을 가꾸기 사업은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내면서 새마을 정신의 정립과 함께 본격적인 '잘 살기 운동'의 모델이 됐었다는 평가이다.
이렇듯 50년 전 모든 국민은 가난의 굴레 속에서 허덕이면서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새마을운동은 그런 국민들에게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새마을운동 기본정신인 근면·자조·협동은 국민의 의식을 일깨우는 새바람이었으며,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근원적 힘이 됐다.
'빈곤의 종말'을 쓴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미국 콜럼비아대 교수는 대한민국은 빈곤 퇴치의 좋은 모델이라며, 녹색성장과 새마을운동을 극찬하고 있다.
이처럼 포항이 약 50년 전 새마을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동해에서 몰아치는 소금바람에 맞서 일구어낸 '영일만의 기적'은 세계일류기업 포스코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었고, 나아가 우리나라 근대화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특히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견인해왔던 포항은 새마을운동의 기본정신을 기업분야에 적용한 기업새마을운동을 통해 경영의 혁신을 도모해 오고 있다.
예를 들어 포스코가 자랑하는 현장중심의 혁신사례인 'QSS활동'의 경우 포스코와 포항철강공단을 대한민국 제조현장의 혁신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대대적이고 세부적인 실천 활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 리더 양성을 위한 학교새마을운동의 추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추진해오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연속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계승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래의 지도자인 청소년들이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학교별로 새마을운동 리더를 조직하고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을 시작으로 교통사고 줄이기, 탄소(CO2)배출 줄이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범시민 책읽기, 이웃사랑실천운동과 같은 생활 속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것들을 직접 행동을 통해 전파해오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을 통해 '제2의 새마을운동', '학교새마을운동'을 벌임으로써 우리의 밝은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행정을 통한 '행정새마을운동' 역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민간이나 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행정이 먼저 솔선수범해 시정의 생산성과 효율성 증진을 위한 스마트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행정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그동안 '열심히 일하자'(Work Hard)에서 '효율적으로 일하자'(Work Smart)로 업무 추진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개선하고, 버려야 할 과제와 장려해야 할 과제를 적극 발굴해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새마을운동'을 세계로 알리는 '글로벌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인류가 공동목표로 하는 더불어 잘사는 지구촌 건설을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경험과 노하우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국 등지로 전수하기 위한 새마을국제아카데미의 운영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해외보급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동남아의 여러 도시에서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포항을 다녀갔으며, 우리의 새마을 지도자들도 해외로 나가 영농기술을 전수하고 학교와 보건소를 지어주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그린 새마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색도시 건설 사업과 함께 하천 살리기와 지구온난화 방지, 그린마을 육성, 에너지 자원 재활용품 수집 등 녹색생활을 실천하기 위한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시대적 요구에 의해 태어났다. 일제와 6·25전쟁, 억압받고 피폐하던 시대를 거치면서 '잘살아 보자'는 열망이 너무나 간절했고, 1970년대 들어서면서 강력한 리더십과 정부주도로 방향과 틀을 잡았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산업화를 이뤘다면 새마을운동은 의식과 생활문화 개선이라는 변화의 결정판을 만들어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동해안 최대 도시이자 새마을운동 초창기 모범사례가 됐던 포항은 새마을운동의 근본정신인 근면과 자조, 협동에 변화와 도전, 창조와 같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신을 더하여 '제2의 새마을운동'을 통해 더 높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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