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은 현대차 국내 공장이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가는 등 국내 제조업계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차 부품, 디스플레이, 섬유 등 대구경북 주력산업 전반에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 성서산단 내 현대차 1차 협력업체 A사 관계자는 4일 현대차로부터 휴업 확정 통보를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역 업체들은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데 매출 감소가 기정사실이 됐다. 현대차는 휴업기간을 우선 11일까지로 보고 있지만, 자칫 휴업일수가 길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동종업계에서 감산에 나선 곳도 다수다. 경산의 현대차 1차 협력업체 B사는 5일 야간부터 생산량을 조금씩 줄여 7~11일까지 평소의 30% 수준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로 하고 임금문제를 놓고 노사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협력업체는 생산량을 평소 70% 수준으로 줄이고 평소 못했던 품질개선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면 휴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중국 수출물량도 통관이 막히는 등 물류가 중단돼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업계는 9일 이후 중국 공장조업 재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자사 중국 공장도 10일 재가동 할 계획인데 확정적이진 않다. 중국 당국 방침 등 현지 상황을 현지 법인과 주재원들을 통해 매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구미산단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구미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18년 93억9천700만달러(36%), 지난해 82억2천700만달러(35%)에 달한다.
구미 산단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진출한 수십여개 프레스·사출·금형 기업도 조업을 중단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3일 중국 산둥성과 장쑤성 LCD디스플레이 모듈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광저우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섬유업계도 신종코로나 사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대구 서구의 한 섬유가공업체 관계자는 "원사, 원료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고 있다. 원자재 재고가 한 달 치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는 "원사 뿐만 아니라 염료 조달도 문제"라고 걱정했다.
이 밖에 패션 및 안경업계도 패션쇼, 전시회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4일 신종코로나 관련 경제분야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가 코트라, 한국수출입은행 대구지점 등을 통해 파악한 중국진출 지역기업은 50개사 65개 사업장이다. 지난해 기준 대구시의 대중국 수출은 15억3천800만달러, 수입은 19억7천400만달러로 전체의 20.5%, 45.2%를 차지해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달 9일 이후에도 상황이 수습되지 않으면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며 "지역 기업들로부터 금융지원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으며 중앙정부와도 협의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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