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코로나 확진자 동선 '깜깜'…洞 안 밝혀 더 불안

17번 환자 수성·북구 이동경로 보건소에 알려주지 않아 논란
대구시 "접촉자 격리부터 우선처리"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국내 17번째 확진자가 동대구역을 비롯한 대구 곳곳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매일신문 6일 자 1면 등)된 가운데, 대구시의 미숙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다행히 17번 확진자가 대구에 있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 추가 확산 우려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보건소는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뒤늦게 확진자의 경로를 파악하는 등 보건당국 간 소통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선 보건인력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일 오후 1시 40분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7번 확진자가 설 연휴인 지난달 24~25일 대구를 다녀갔다'는 사실을 전달 받았다. 이후 시는 비상대응에 들어가 확진자의 경로와 접촉자 파악에 나섰고, 오후 6시쯤 "확진자가 수성구 본가와 북구 처가, 동대구역 등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작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일선 보건소에는 제대로 된 통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복수의 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질본이 이날 확진자 이동 경로에 포함된 북구와 수성구보건소에 공문을 보내 이를 알렸지만 대구시는 각 보건소 등에 이와관련된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다.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공유는커녕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하고 확진자 동선을 묻는 보건소 측의 연락에 "공문을 못 받은 곳은 동선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며 이동 경로조차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제대로 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못하자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각 보건소 담당자들은 급히 서로 연락을 취해 확진자의 동선을 맞춰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건당국 간 정확한 정보 공유와 소통이 필요한 감염병 대응에서 대구시가 '허점'을 보였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6일 오전 열린 보건당국 간 영상회의에서도 지역 내 보건소를 중심으로 이같은 문제가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 한 보건소 관계자는 "대구시에 몇 차례나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당장 이동 경로에 들어가 있지 않은 곳이라도 경우에 따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보건당국 간 소통이 안 되면 향후에도 접촉자 파악에 한계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구시가 17번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구 단위까지만 공개하고 동은 밝히지 않아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특정 '동'을 언급하거나 해당 지역을 지도에 표시하는 등 갖가지 '가짜뉴스'까지 떠도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대구에 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로를 빨리 파악하고 접촉자를 격리하는 일이 우선되다 보니 각 보건소와 원활한 소통을 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정 동을 언급한 게시물들은 가짜뉴스일 뿐 시가 직접 정보를 밝힌 적은 없다.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로 동에 대한 정보는 밝힐 수 없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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