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코로나 확진자 57% "중국 안갔다"…지역사회 감염 현실화

'2, 3차 감염' 사례 늘어 방역체계 강화 목소리…초기 환자 놓쳐선 안돼
의학계 "놓친 환자 있는지 폐렴 전수조사 필요"

신종코로나 확진자 현황 및 감염 경로. 그래픽디자인 박소현
신종코로나 확진자 현황 및 감염 경로. 그래픽디자인 박소현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 환자 23명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방문력'이 없고, 2·3차 감염도 증가하고 있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제3국 감염' 국내 유입 확대 및 접촉자 수 급증에 따라 방역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놓친 신종코로나 환자가 있는지 폐렴환자 전수조사가 필요하는 주장도 나온다.

◆확진환자 23명 중 중국 방문자는 10명 그쳐

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환자 23명 가운데 우한시 등 중국을 방문한 사람은 10명뿐이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에서 온 입국자는 5명이다. 가족·접촉자로 엮인 관계는 확진자를 포함해 13명이며, 이 가운데 가족관계는 10명이다.

이는 국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발 입국자 중심의 검역 체계에 더해 신종코로나 발생 제3국발 입국자 관리와 기존 확진환자 접촉자에 대한 연쇄 감염 방지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도 이날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이로 인한 접촉자 숫자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국내 환자가 증가하면서 '2, 3차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환자(54)는 이날까지 2주간 환자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3번 환자 관련자는 6·10·11·21번 환자다.

10번 환자(52)와 11번 환자(25)는 3번 환자의 가족이다. 확진자가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2차 감염' 사례다. 21번 환자(59)는 3번 환자로 인한 '3차 감염' 환자다.

20번 환자(41)는 우한을 방문하고 귀국한 15번 환자(43)의 가족이다.

태국을 여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42)의 확진 이후 가족 2명도 확진자로 확인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은 큰딸과 친오빠다.

현재까지 '부부 감염'도 2쌍이나 나왔다. 6번 환자와 10번 환자, 12번 환자와 14번 환자가 각각 부부다.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KTX를 이용해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확진자가 방문한 역사 내 편의점을 소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중국 외 국가를 방문한 사람도 의사의 판단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확대한 것은 다행"이라며 "방역을 위한 그물망을 촘촘하고도 넓게 펼쳐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놓친 환자 있는지 폐렴 전수조사 필요"

신종코로나는 초기부터 빠르게 전파가 가능하지만 증상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검역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토론회'에서 "보건당국은 서너 수를 빨리 두고 대응해야 한다. 바짝 긴장하고 준비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1명은 평균 1.4~2.5명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1.4~1.6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알려졌던 신종플루 환자와 전파력이 더 강한 셈이다.

그는 "보통 호흡기 바이러스는 환자의 증상이 심화했을 때 전파가 잘 되는데,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사례를 보면 증상 초기부터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방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유입환자를 차단하고 지역사회 내 전파를 막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섰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며 "일단 폐렴환자 전수조사 등의 모니터링을 검토해야 한다. 혹시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놓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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