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을 지킨 대구의 경찰 부자(父子)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재경(59) 수성경찰서 형사과장과 아들인 안버금(27) 달성경찰서 순경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생명이 위험할 뻔한 70대 치매 노인과 40대 남성을 각각 구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3시 40분 쯤 대구 달성군의 화남파출소로 40대 여성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이 여성은 "남편이 더는 살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안 순경은 동료와 함께 발 빠르게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오후 5시쯤 달성군 옥포읍의 한 정수장 인근 농로에 세워진 차량을 발견했다. 안 순경은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4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했고, 이어 영남대병원으로 옮겼다. 이날 안 순경의 신속한 대처로 다행히 40대 남성은 목숨을 구했다.
같은 날 낮 12시 30분쯤 안 순경의 아버지인 안 과장은 동구 금호강에서 70대 치매 노인을 극적으로 구했다. 발견 당시 이 노인은 강물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온몸이 젖어있던 노인을 담요로 감싼 뒤 가족에게 연락했다.
달서구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적극적으로 수색 범위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 이날 발견하지 못했다면 추운 겨울, 수심도 깊은 강가에서 자칫 노인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안버금 순경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평소 칭찬에 인색한 아버지께서 칭찬하면서 앞으로 범죄자도 잘 잡으라는 뼈 있는 당부도 하셨다"고 말했다.
안재경 형사과장은 "아들과 함께 같은 날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 뿌듯하다. 지역 최고참 경찰 선배와 신참 경찰 후배이기도 해 신기한 우연이라 생각했다"며 "아들과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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